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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랑해 미안해

대한인 2016. 7. 22. 13:35

 

 

여보 사랑해 미안해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떡이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 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해외 출장 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요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밥을 숟가락 가득입에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식탁에 올려 높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댜.

"언제 들어올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 모아 술을마셨다.

밤 12시가 될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서 몇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않고 몇번을 버티다 마침내 베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1시쯤 버티다 마침내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1시쯤 난 조심조심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내가 소파에  얻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자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욕실로 향하는데

힘없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갔다 이제와?"


"어, 친구들이랑 술 한잔...어디 아파?"


"낮에 비빔밥 먹은 게 얹혀 약 좀 사오라고 전화 했는데...."

"어, 베터리가 떨어졌어, 손 이리 내봐."

여러 번 혼자 땄는지 아내의 손끝은 상처투성이였다.


"이거 왜 이래" 당신이 손 땄어?'


"어, 너무 답답해서"

"이 사람아 병원을 갔어야지!


왜 이렇게 미련하냐?


나도 모르게 소릴르 버럭 질렀다.

 

여느 때 같으면 마누라는 미련하나가 뭐냐며 대들만도 한데.

아내는 거럴 힘도 없는 모양이였다.

그냥 엎드린 채 가뿐 숨을 몰아쉬기만했다.

난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아내를 업고 병원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응급실 진료지가 아깝다며

이제 말짱해졌다고 애써 웃어보이며

검사 받으라는 내권유를 물리치고 병원을나갔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아내가 이번 추석때

친정부터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노발대발 하실 어머니 애기를 꺼내며 안된다고 했더니

"30년 동안 그 만큼 이기적으로 부려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당신은 당신 집 가, 난 우리 집 갈테니까."

 


큰 소리 친 대로 아내는 추석이 되자 짐을 몽땅 싸서 친정으로 가버렸다.

나 혼자 고향집으로 내려가자 어머니는 세상천지에 며느리가

이러는 법은 없다고 호통을 치셨다. 결혼하고 처음, 아내는 태연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놓고 말이다.

'당신 지금  제 정신이야?"


여보 만약 내가 지금 없어져 당신도 애들도

어머님도 사는데 아무 지정없을거야.


나명절 때 친정에 가 있었던 거 아니야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검사 받았어.

단신이 한번 전화만 해 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해주실 바랐어.


아내의 병은 가벼운 위염이 아니였던 것이다.


난 의사의 입을멍하게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지 건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유난히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맑았다.

집까지 오는 동안 서로에게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엘리베리터에 탄 아내를 보며 앞으로 나 혼자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들라가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문을 열었을 때 펑퍼짐한 바지를 입은 아내가 없다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가 없다면. 양푼에 밥을 비벼 먹는 아내가 없다면,

술 좀 그만 마시라고 잔소리 해주는 아내가 없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내는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 말도 말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부모가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살가와 하지도 않은 아이들의 손을잡고,

공부에 관해, 겅강에 관해, 수없이 해온 말들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한데도, 아내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다.


나는 더 이상 그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보, 집에 내려가기 전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펴 있는데 들렀다 갈까?"


'코스모스?"

그냥 그러고 싶네. 꽃 많이 펴 있는데 가서 꽃도 보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 걸 해보고 싶었나 보다.

비싼 걸 먹고, 비싼 걸 입어보는 대신,

그냥 아이들 얼굴을 보고, 꽃이 피어있는 길을 나와 함께걷고...

단신 바쁘면 그냥 가고

아니야 가자


코스모스가 들판 가득 피어있는 곳으로 왔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스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 있어


뭔데

우리 적금올 이달말에 타는 것 말고 또 있어

3년 부은거야 통장 싱크대 두 번째 서랍 안에있어

그리고 나 생명보험도 들었거든

재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거 꼭 확인해보고

당신 정말 왜 그래?

그리고 부탁 하나만 할게 올해 적금타면

울 엄마 한 이백만원만 드려

엄마 이가 안좋으신데 틀이를 하셔야 되거든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오빠가 능력이 안 되잖아 부탁해..


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고 말았다.

아내가 당황스러워 하는 걸 알면서도 소리내어


엉..엉..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 보내고..어떻게 살아갈까?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 손을 잡는다.

요즘 들어 아내는 내 손을잡는걸 좋아한다.


여보30년 전에 당신이 프로포즈 하면서 했던 말 생각나?

내가 뭐라 그랬는데?


사랑한다. 어쩐다 그런 말 닭 살 맞아서 질색이라 그랬잖아?


그랬나


그 전에도 그 후로도 당신이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적 한번도 없는데

그것 알지? 어쩔 땐 그런 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도 깜빡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커튼이 뜯어진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 오늘 장모님 뵈러 갈까/

잔모님 틀니 연말까지 미룰 것 없이 오늘 가서 해드리자.

여보 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텐데 ...여보


안일어나면 안간다. 여보? 여보?

좋아하며 일어나양 할 아내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 아내는 웃지도, 기뻐하지도,

잔소리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아내위로 무너지면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어젯밤...이 얘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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