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대구 .1] 오감만족 그린시티
달구벌 도심 ‘초록옷’…숲과 물 어우러진 친환경 녹색도시 만든다
대구 수목원내 실개천에서 어린이들이 생태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는 전국 17개 광역 시·도중 1인당 공원면적이 4.5㎡로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도심생태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유지나 도심내 자투리 땅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공원 조성이 시급하다. <대구시 제공> |
대구는 분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어 도시열섬현상이 심각할 뿐 아니라 한번 유입된 미세먼지가 좀처럼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도심속 고층 아파트가 안개로 모습을 숨기고 있다. <대구시 제공> |
9개 거점·900개 생활권 공원 조성 1인당 공원면적 9㎡로 2배 확대
금호강변에 숲체험원·치유숲 등 2020년까지‘녹색힐링벨트’추진
금호·낙동강 통합물관리 기반 구축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 마련도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함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돼 도시 거주민은 전체
인구의 90.9%로 100명 가운데 약 91명이 도시에 산다. 사람이 사는 공간이기에 더 조화로울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세계보건기구는 도시민 1명당 녹지율을 9㎡로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2014년 기준)는 7.88㎡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13번째로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다.
이에 대구시는 2030년까지 ‘오감만족 그린시티’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밝히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생태가 자리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저비용의 효과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 즉 자연은 복합기능을 한다.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공기를 정화해 청량감을 준다. 사람들에게 평화로움 등 심리적 안정도 준다. 자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더욱 강화된다. 추가적인 자본 투입 없이도 더 발전하는 것이다.
대구가 그린시티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어찌 보면 숙명이다. 대구는 분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도시의 중심부 개발이 가속화되면 필연적으로 열섬현장은 발생한다. 분지 형태의 대구도심에는 한번 유입된 미세먼지가 좀처럼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최근 중국발 황사,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대구의 대기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대구에는 다른 도시보다 더 많은 도심 숲과 옥상·벽면녹화, 생태하천이 필요한 것이다.
핵심적 사업 가운데 하나가 시민들에게 더 많은 휴식공간 제공 및 생태축 구축을 위한 ‘9·9·9+1공원 확충사업’이다. 9개 거점 공원과 90개의 주제공원, 900개의 생활권공원, 그리고 +1은 시민들의 가정에 있는 ‘나만의 정원’이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전국 꼴찌(4.5㎡)인 1인당 공원면적을 2배인 9㎡까지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수변공간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이후 개선된 낙동강과 금호강 등의 수변 생태환경의 체계적 보전을 위해 2025년까지 비오톱(우수생물서식공간)을 확대해 나간다. 이는 낙동강, 금호강 등 수변지역 우수 생물서식공간을 확보, 도심 내 공원과의 생태축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구녹색힐링벨트’도 조성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대구시 북구 동변동 금호강변에 힐링센터, 숲체험원, 치유의 숲 등 시민이 휴식하고 심리적·정서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만들게 된다.
주요 간선도로와 하천 수변공간에 녹지공간을 대폭 확대해 시민의 보행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워크블 그린시티’사업도 추진한다.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도심 도로와 주변 하천에서 나무와 꽃 향기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 숲의 도시 대구를 만들게 된다.
이 같은 사업이 연착륙한다면 도심에는 수많은 나무나 풀, 꽃들이 자라나게 되고, 대구의 도심 체감온도도 2℃ 이상 낮아질 것으로 대구시는 기대하고 있다.
인간에게 먹는 물은 생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도시 물서비스 강화를 위해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수자원과 하천유량 등의 관리와 수질 및 수생태는 이원적으로 이뤄져, 저효율과 중복투자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권 낙동강과 금호강 유역에서 통합물관리 기반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유량과 수질, 수생태라는 물관리체계를 일원화해 시민들에게 더 맑고 깨끗한 물을 보전·관리·공급하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대규모 주거단지와 산업시설에서 생활 폐기물 관로로 생활 폐기물을 이송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금까지 생활 폐기물은 인력과 차량으로 수거해왔다. 하지만 이를 하수도와 같은 관로기반 이송 수거체계로 탈바꿈시켜, 대기오염방지 및 온실가스 저감에 획기적인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온실가스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국가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정책과 연계한 대구만의 체계적인 감축안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2013년 현재 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천653만t에 이른다. 이대로 간다면 2030년에는 2천84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대구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농·임업 활성화, 폐기물 저감, 녹색생활 실천, 전기 자동차 확대 등을 통해 현실 가능한 감축안을 마련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의 틀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최대 1천만t 감축 프로젝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남광현 연구위원은 “고층빌딩과 산업화가 가속화된 도시는 과거형 글로벌 도시였다면, 미래 글로벌 도시는 시민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린시티여야 한다”며 “도심에 있으면서도 한 발짝만 움직이면 언제든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대구가 되어야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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