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로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어 자꾸만 늘어지기 쉬울 때 우리는 흔히 보신 음식으로 삼계탕을 먹는다. 삼계탕 주재료인 닭고기에 인삼, 찹쌀, 밤, 대추, 마늘 등을 넣어 만드는 삼계탕은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잘 어우러져 여름을 이기는 데 좋다. 그런데 인삼이 체질에 맞지 않아 못 먹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런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재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삼채이다. 삼채는 세 가지 맛을 내는 채소라 하여 이미 국내에서도 대중매체를 통해 회자된 바 있고, 이제는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도 제법 많아졌다. 인삼이 체질에 맞으면 인삼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삼채를 넣을 것을 권한다. 이번 요리에는 인삼 대신 텃밭에서 재배한 삼채와 강장식품인 전복을 넣어 확실한 여름철 보양식을 만들어 보았다.
◆인삼맛이 나는 삼채와 전복의 효능 삼채는 단맛, 매운맛, 쓴맛이 난다 하여 ‘三菜’라고도 하며, 뿌리에서 인삼 냄새가 난다고 ‘參菜’로도 쓴다. 모습은 대형 부추 뿌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삼채에는 유황 성분이 유독 풍부한데 이 성분은 소화를 촉진하고, 생리 활성을 도와 원기를 북돋워 준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발표한 ‘삼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 모델인 실험쥐에 삼채 잎과 뿌리 분말을 8주간 먹인 결과 삼채 잎에서 항당뇨 활성이 입증되기도 했다. 지방 분해 효과도 있어 삼채를 넣은 고기 요리를 해보면 기름기가 현저히 줄어듦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전복은 조개류 중 가장 귀한 강장식품이다. 시신경 피로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으며, 요오드 함량이 높아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닭고기의 효능 닭고기는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되며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쇠고기보다 더 많다. 따라서 임산부나 성장기 아이들에게 권장된다. 독특한 냄새 때문에 먹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인삼, 대추, 삼채, 밤 등 체질에 맞는 한약재료를 넣으면 영양소 조화뿐만 아니라 닭고기 특유의 냄새도 없애고 떨어진 식욕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닭고기는 상하기 쉬우므로 냉장고에서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산 닭을 금방 잡는 것이 가장 좋으며, 시장에서 닭을 고를 때는 포장일자 혹은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도록 한다.
♣닭한마리칼국수 ▷재료: 닭 1마리(중닭), 대추 5알, 마늘 5쪽, 삼채 뿌리 1줌, 칼국수면 3인분, 애호박 30g, 당근 30g, 조선간장 1T, 소금 1t, 깨소금 1T ▷선택재료: 황기, 당귀, 가시오가피 등 체질에 맞는 한약재료 적당량 1. 닭은 꽁지 부분을 잘라내고 기름기는 걷어내고 나서 깨끗하게 씻고 부위별로 토막 낸다. 2. 냄비에 닭과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어 푹 끓이고, 고기는 건져내어 살을 발라낸다. 3. 국물은 면보에 걸러 기름기를 걷어 내고, 애호박은 채썰고, 당근은 꽃 모양으로 썬다. 4. 냄비에 닭육수를 붓고 끓으면 생칼국수를 넣고 끓인다. 5. 칼국수가 익으면 당근, 애호박, 닭고기를 넣고 조선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전복삼채닭백숙 ▷재료: 닭 1마리, 전복 3~5마리(小), 녹두 1컵, 쌀 1/2컵, 찹쌀 1컵, 말린 삼채 뿌리 1줌, 대추 10알, 마늘 13쪽 ▷선택재료: 한약 재료(황기, 당귀 등) 1. 닭은 꽁지 부분을 잘라내고서 안쪽을 깨끗이 씻고, 전복은 솔로 씻는다. 2. 녹두와 쌀, 찹쌀은 씻어서 베주머니에 담아 입구를 잡아맨다. 3. 말린 삼채 뿌리는 가볍게 씻어 물기를 꼭 짠 후 대추와 함께 베주머니에 담고(넣고 싶은 한약재료 포함) 마늘도 까서 준비한다. 4. 냄비에 닭과 전복 그 외에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어 강한 불에서 끓이다 약한 불에 푹 삶는다. 고기는 건져내어 따로 먹고 베주머니의 녹두죽은 국물과 함께 그릇에 담아낸다.
정영옥(푸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운영자) blog.naver.com/007cr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