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가을 느낌이 완연하다. 며칠 전에는 비마저 부슬거려 가슴 한구석이 싸했다. 이런 날엔 왠지 추억에 젖고 감상에 젖기 쉽다. 축 처지려는 몸과 마음을 추켜세워줄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만들어 먹었던 추억의 음식을 현대식으로 만들어 보았다. 복분자와 전복을 넣고 찹쌀가루와 우리밀로 만든 영양가 있는 따뜻한 국물요리는 먼 고향 어머니를 그립게 만들기 충분했다. 더불어 따라오는 유년의 추억 한 자락은 보너스다. 비가 오면 그때야 비로소 일손을 멈추시던 부모님이었다. 일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6남매가 먹을 수제비를 곧잘 만들어 주셨다. 그러나 그 많은 양을 어떻게 일일이 손으로 늘려가며 뜯어 넣고 끓이랴. 그래서 어머니표 수제비는 팔팔 끓는 물에 숟가락을 잠시 담갔다가 뜨거워지면, 누런 양푼에 반죽한 밀가루 반죽을 달군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 넣어 끓이셨다. 숟가락으로 떠서 만든 수제비는 작은 입이 넘쳐 끊어 먹어야 했지만 그래도 6남매가 동그란 밥상머리에 앉아 앞다투어가며 맛있게 먹었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고향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고 추억이 그리워 먹어도 항상 배가 고프다. 이번 주말엔 따뜻한 추억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마음을 달래 보면 좋겠다.
◆바지락 해감하는 법 바지락, 모시조개 등과 같은 바닷조개는 바다에서 캐오고 나서도 한참 동안 살아 있기 때문에 이들의 습성을 이용하면 된다. 원래 서식환경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주고자 민물에 0.5~1% 소금농도를 맞춰 담가 놓으면 저절로 모래를 토해낸다. 하지만 모시조개는 이보다 소금농도를 2, 3배 더 높여야 한다. 용기 위에 검은 천이나 검은 봉지를 씌워 두면 더욱 좋다.
♣바지락 복분자 칼제비 ▷재료: 우리밀 3컵(식구 수대로), 카놀라유 혹은 올리브오일 2큰술, 감자 2개, 애호박 1/2개, 당근 1토막, 복분자즙 1컵 ▷육수: 바지락 2줌, 멸치 10마리, 다시마 1장(사방 5㎝) ▷양념: 조선간장 2T, 소금 1t ▷선택재료: 참기름, 김 가루 1. 수제비용 반죽은 볼에 우리밀 가루 1컵을 붓고 물을 부어가면서 치대어 반죽을 완성하고, 랩에 싸서 냉장고에 30분간 휴지한다. 2. 칼국수 반죽은 복분자즙을 걸러 우리밀 가루에 부어 가면서 반죽한다. 이때 올리브유를 2큰술 정도 섞어 준다. 역시 반죽이 완성되면 랩에 싸서 냉장고에서 30분간 휴지했다가 꺼내어 덧가루를 뿌려가면서 홍두깨로 밀어 일정한 굵기로 썰어서 푼다. 3. 바지락은 소금 1작은술을 넣고 검정 천이나 비닐을 씌워 해감한 후 씻어서 끓여 육수를 낸다. 이때 다시마나 새우, 멸치 등을 추가해 주어야 육수 맛이 진하다. 4. 바지락은 따로 건져 이물질이 있나 살펴보고 육수를 조금 덜어 헹구어 준비한다. 헹군 물은 버린다. 바지락 육수는 천을 대고 걸러서 사용한다. 5. 애호박과 당근은 먹기 좋게 썰고 감자는 굵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갔다가 전분을 빼고 사용해야 부서지지 않는다. 6. 보에 깨끗하게 거른 바지락 육수를 냄비에 담아 감자를 넣고 끓으면 수제비부터 얇게 늘려가면서 뜯어 넣는다. 이어서 복분자 칼국수도 넣는다. 7. 칼국수와 수제비가 어느 정도 익으면 준비한 애호박과 당근을 넣고 건져 두었던 바지락도 넣는다. 간을 보아 싱거우면 소금이나 간장으로 살짝만 한다. 매콤한 풋고추를 넣은 양념간장을 곁들여 식성껏 넣어 먹으면 좋다.
♣전복 찹쌀 수제비 ▷재료: 전복 2, 3마리, 찹쌀가루 2컵, 미역 1줌, 들깻가루 2T, 조선간장 1T, 쌀뜨물 혹은 연한 멸치다시마물 7컵 1. 전복은 솔로 깨끗하게 문지르며 씻은 후 내장과 살을 분리하고 딱딱한 생식기와 입을 잘라내고 먹기 좋게 썬다.(내장은 따로 보관했다가 죽 끓이는 데 이용한다) 2. 찹쌀가루 2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가면서 익반죽해 7g이 되게 손바닥에서 굴려 새알을 빚는다.(넉넉히 만들어 잘게 나눈 뒤 팩에 담아 냉동시켜 두면 편리하다) 3. 찹쌀 수제비(새알)는 팔팔 끓는 물에 퐁당 넣어 10초 후 꺼낸다. 그래야 물러지지 않고 모양이 살아 있다. 4. 냄비에 불린 미역, 전복, 간장, 참기름, 물 1/3컵을 부어 볶고 쌀뜨물이나 연한 멸치다시마물을 넉넉히 부어 국물이 진하게 푹 끓인다. 5. 이어서 데친 새알을 넣고 동동 위로 뜨면 들깻가루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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