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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대구十詠을 찾아나서는 자전거 여행

대한인 2016. 9. 7. 07:27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1] 우리시대의 대구十詠을

찾아나서는 자전거 여행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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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걷지 말고 타고 달려라, 새해 당신의 까미노

(스페인어 ‘길’이란 뜻) 하나 만들어라”

대구 신서혁신도시가 건설되기 전 매여동 길은 이 동네 출신이거나 초례봉을 찾는 등산객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길이었다. 눈 덮인 경북대학술림 등산로를 자전거 타고 가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자전거는 도시를 역동적으로 가꾸는 패션이다. 무지갯빛 도시를 만들려면 MTB를 타게 하라. 혼자서도 저렇게 컬러풀하다.



상동교에서 중동교~수성교~경대교~팔달교로 흐르는 신천 둔치길은 비좁다. 그 좁게 난 길엔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위험 요인을 안고 섞여 산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닦아준 그 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다니면서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만들면 대구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명물길이 탄생할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말 우리가 사랑하고 자랑하고 싶은, 제주올레길 부럽지 않은 길은 가까이에 흐르고 있다.

앞산에서 신천 둔치길을 주요 간선도로로 금호강·안심습지·팔공산·낙동강 지류를 샛길 삼아 산수화첩처럼 펼쳐지는 대구에서 포토바이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나는 김훈의 ‘자전거여행’과 해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아마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된 바이커치고 김훈의 ‘자전거여행’으로부터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가는 일은 복되다”로 마감되는 프롤로그를 읽고 자전거를 타야 되겠다고 다짐해보지 않은 자 몇일까? 글쟁이 김훈은 ‘자전거여행’에서 국토예찬에 필력을 집중시켜 주옥같은 문장을 쏟아냈고, 덤으로 자전거(MTB)를 문화코드로 확산시키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는 자전거 위에 앉아 다닌다
비싸지 않은 자전거 여러 대를
용도별로 사용한다

일반 자전거를 타고
정해진 길로만 다니다가
MTB를 타게 되면서
가지 않는 길과 익숙해졌다

신천 둔치길을 간선도로로
금호강·안심습지·팔공산과
낙동강 지류를 샛길삼아
산수화첩 같은 풍광 속으로
자전거여행을 시작한다


자전거 명언에 “자전거 여러 대 가지고 있는 사람치고 잘 타는 사람 드물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비싸지 않은 자전거 여러 대를 보유해 용도별로 사용한다. 이 목록에는 먼 길 나서는 걸 즐거워하는 MTB와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탁월한 미니벨로, 장보러 가거나 동네 마실 다닐 때 막 타는 자전거, 그리고 펑크난 짐 자전거와 공간 디스플레이용 어린이 자전차가 포함된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자전거 타고 왔습니까?” “자전거는 어디에?” 대부분의 인사가 자전거로 시작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는 자전거 위에 앉아 다닌다. 자전거는 그렇게 내 생활 깊숙한 곳으로 굴러들어왔다.

자전거를 타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매일 사람에게 부족한 체력단련운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MTB라이딩은 타면 탈수록 매력을 반감시켰다. 지금도 뜨문뜨문 대오를 형성해 달리는 MTB 클럽 번개모임에 참석하긴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내 자전거는 눈 앞에 널려 있는 문화와 역사현장을 즐겨찾기 시작했다. 정해진 길로만 다니던 일반자전거를 타다 MTB 산악자전거를 타게 되면서 가지 않는 길과 익숙해진 것이다.

오래된 자전거를 버리고 MTB로 갈아타보라!

자전거는 저명한 철학자들의 사유세계가 걷기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다. 키에르케고르는 “나는 걸으면서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되었다”고 했고, 니체는 “심오한 영감의 상태. 모든 것이 오랫동안 걷는 길 위에서 떠올랐다”고 걷기를 예찬했다. 걷기가 철학의 원동력이라면 자전거는 어느 영역에 부합할까?

타고 달리게 하는 두 바퀴는 걷기에서 얻어지는 사색 이상의 상상력을 발동케 한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실현시킨 비행기는 자전거 수리공의 손으로 완성되어 12초를 날았다. 창대한 성공의 시작은 언제나 남루했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지점을 향하여 마음이 닿는 데로 내키는 대로 찾아가는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 땀에 젖은 몸으로 대구를 보면 걷거나 차 타고 달릴 때보다 더 아름답고 멋있어 보였다. 하여 “대구의 풍광은 자전거 속도에 맞춰져 있으니 타라, 걷지 말고 타고 달려라!”는 문장을 얻게 되었다. 타는 것만큼 알게 되고 달려본 것만큼 느끼리라! 인간속도의 한계를 넘어선 자전거는 나에겐 인간과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길에서 깨닫고 이해하게 하며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싱크탱크(Think Tank)’가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21세기의 말(馬)이 된 자전거를 타는 화랑의 후예임을 자부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산천을 벗삼아 명산대찰을 주유하며 심신단련과 호연지기를 길렀던 풍월도의 자취가 풍겨나는 게 아닌가. 또한 더 나은 세상을 그리며 천년왕국 신라를 쓰러뜨린 왕건의 군대가 되어 팔공산하를 달리고 있지 않은가.

대구의 풍광은 자전거 속도에 맞춰져 있으니 걷지 말고 타고 달려라!

포토바이킹은 팔공산과 앞산을 잇는 신천과 금호강 뱃길 따라, 자전거로 달리며 만나게 되는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됐다. 마장마술 경기의 원리를 도입하면 자전거 타면서 사진찍기 기술경연을 펼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다. 내가 탄 자전거엔 벌써 포토바이킹이라는 (무빙)아트가 탑재되어 있다. 말 타던 화랑도정신 자전거로 이어달리며, 명산대천 산천주유하며 호연지기를 기르던 무불습합 풍류만다라의 정신으로 아트&레저스포츠 포토바이킹의 새 장을 열어보리라. 대구 제1시민 서거정의 대구십영에 나오는 금호범주(琴湖泛舟), 북벽향림(北壁香林)은 자전거 안장 높이에서 바라볼 때 그 오래된 옛 멋이 되살아났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장면은 찰나에 포착된다. 포토바이킹은 그 결정적 순간의 기록자적 소임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열심히 즐겁게 달리다보면 대구시민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아름다운 길이 포토바이킹 로드로 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걷고 싶은 길이란 성 야고보가 복음을 전도하기 위해 걸었다는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걷기여행’을 쓴 서명숙은 산티아고 길 여정 막바지에 운명적으로 만난 영국 친구에게 들은 메시지에서 제주올레길을 만든 유래를 감명깊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우리가 이 길에서 누린 위안과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만 한다. 당신은 당신 나라로 돌아가 당신의 까미노(길)를 만들어라. 나는 나의 까미노☞를 만들테니.”

영남일보의 지면을 빌려 장도에 오르는 포토바이킹 또한 그랬으면 좋겠고, 길을 나서는 대구시민 누구나 을미년을 살면서 당신의 ‘까미노’ 하나씩 만들어 지구적으로 공유되기를 바란다. 안전하고 즐겁게 포토바이킹하며 대구와 놀아보자.

 

 인물 갤러리 ‘이끔빛’ 대표 newspd@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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