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어머니께서는 텃밭에서 갓 따온 싱싱한 물외(노각)로 그 자리에서 뚝딱 냉국을 만들어 더운 여름날 밥상을 차려주셨다. 밭에 김 매러 갈 때에도 어김없이 구덕에는 커다란 노각오이가 한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일하다가 허기가 질 무렵이면 구덕 속 노각 하나 집어 들고 돌담에 툭 쳐서 먹으면 아작아작 시원한 그 맛이 참 좋았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우리 6남매는 유일하게 넉넉히 먹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오이였다. 벌써 6월로 접어들었다. 유난히 덥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살다 보니 음식으로 더운 여름을 지혜롭게 지내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는데, 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은 음식이 바로 가지와 오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오이를 이용한 피서법이다. 오이 1개의 무게는 보통 200g 정도인데 22kcal로 칼로리 걱정이 없으며 포만감을 주어 변비 예방에도 좋은 식품이다. 오이지를 만들어 두면 반찬은 물론 냉국도 뚝딱 완성이 되며 오이와 양상추, 파프리카를 함께 갈아 만든 주스는 충분한 수분과 시원함으로 초여름 갈증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레시피 중 가스파초는 각종 채소와 빵, 올리브유, 식초를 얼음물과 함께 갈아 차게 먹는 스페인의 대표 채소 스프이다. 오이와 사과로 간단하게 만들어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오이와 바질, 레몬, 올리고당, 생수를 넣고 갈아 3시간 얼렸다가 꺼내어 포크로 부수어 먹는 이탈리아식 디저트인 오이 레몬 그라니타도 추천하고 싶다. 단맛은 설탕 대신 조청이나 올리고당 또는 꿀을 살짝 사용하면 좀 더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다. 오이는 종류에 상관없이 모양이 매끈하고 광택이 있는 것, 그리고 단단한 것이 좋으며 꼭지를 살펴보아 싱싱한 것이 갓 딴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제철 싱싱한 오이로 다이어트와 초여름 더위를 모두 잡아 보았으면 한다.
♣ 오이가스파초 ▷재료:오이 1개, 사과 1개, 양파 1/8개, 다진 마늘 1/4t, 레몬즙 2t, 소금, 통후추 간 것 약간 1. 오이와 사과는 식초 물에 10분 담갔다가 깨끗하게 씻는다. 2. 오이와 사과의 2/3 분량은 한 입 크기로 썰고 나머지 1/3분량은 사방 1㎝ 크기로 썬다. 3. 양파는 껍질을 벗긴 후 1/8개 정도 준비한다. 4. 푸드 프로세서에 한 입 크기로 썬 오이와 사과 양파, 다진 마늘, 레몬즙, 소금 통후추를 넣고 곱게 간다. 5. 그릇에 담고 사방 1㎝ 크기의 오이와 사과를 토핑으로 올린다.
♣ 오이그라니타 ▷재료:오이 1개 200g, 레몬 1/4개, 바질 10g, 꿀 1T, 생수 2컵 1. 오이는 식초 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씻어 양 끝을 잘라내고 잘게 썬다. 2. 바질은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한다. 3. 믹서에 오이, 레몬, 생수를 넣고 갈아서 바질을 넣어 다시 곱게 간다. 4. 볼에 3을 넣고 꿀을 넣어 섞은 후 3시간 얼려서 꺼내어 포크로 부순 후 다시 얼린다. 5. 2시간 후 꺼내어 다시 포크로 부수는 과정을 1회 더 반복한다. 6. 포크로 곱게 부수어가며 섞어 그릇에 담는다.
♣ 오이샐러드 ▷재료:오이 1개, 완두콩 1/2컵, 민트잎 3장, 레디쉬 1개 ▷드레싱:올리브오일 2T, 소금, 핑크페퍼 약간씩 1. 오이는 식초 물에 10분간 담갔다가 깨끗하게 씻는다. 2. 반으로 길게 잘라서 길이를 반으로 자르고 필러로 얇게 긁는다. 3. 물에 소금 한 꼬집 넣어 팔팔 끓으면 완두를 넣고 3분간 삶아 찬물에 헹군다. 4. 레디쉬는 씻어 얇게 썬다. 5. 접시에 재료를 담아 드레싱을 끼얹고 민트 잎을 올린다.
♣ 오이매실장아찌초밥 ▷재료:백다다기오이 1개, 매실장아찌 2T, 고추장 1T, 잡곡밥 2공기, 햄프씨드 1T ▷배합초:식초 2T, 설탕 1/2T, 소금 1t 1. 잡곡밥은 미리 고슬고슬하게 지어 놓는다. 2. 매실장아찌는 다져서 고추장을 넣고 버무린다. 3. 식초에 설탕, 소금을 넣어 배합초를 만들어 밥에 넣고 섞는다. 4. 오이는 깨끗이 씻어 필러로 길게 긁는다. 5. 밥을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뭉친 다음 오이로 돌돌 만다. 6. 초밥을 세워 윗부분을 살짝 평평하게 누르고 매실장아찌와 햄프씨드를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