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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태우면 여자들은 알아서 눕는다

대한인 2016. 9. 15. 04:27



 

 

 눕히는 순간, 관계가 끝나버렸다. 그의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진작 눕힐 걸 그랬다



   애태우면 여자들은 알아서 눕는다


대학생 때 하숙집 아주머니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남학생 꼬시려고 일부로 문 열어놓고 샤워하는 유의 저속한 여자는 아니었다. 충분히 매력적인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던 그녀.

연상의 여인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농익은 페로몬이 나를 자극했다. 그녀가 나를 탐하거나 이상한 눈빛을 보낸 적은 단 한번도 없던 상황임에도 오로지 그녀를 눕히고 싶다는 생각에 시험을 망칠 정도였던 나. 그때의 혈기 왕성함이 지금 돌이켜보면 낯뜨겁기 그지없다. 하루는 각오를 하고, 소파에서 TV를 보는 아주머니 옆에 은근슬쩍 앉았다.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다가 눈이 두 번 마주치고, 나의 낯설도록 강렬한 눈빛에 아주머니가 낌새를 챈 듯할 때, 잽싸게 키스를 했다. 정열적이면서도, 저돌적으로.

반강제적인 행위를 위해서는 가슴보다 클리토리스를 먼저 애무하라는 어느 카사노바의 조언이 떠올랐다. 일단 젖게 만들면 저항은커녕 순종적이 되며, 감정이 이성을 짓눌러버리는 상황이 된다는 것. 기가 막히게도, 그녀를 눕히는 건 대성공이었다. 처음엔 저항하다가도 언제부턴가 오히려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것 아닌가. 그녀가 나중에 고백한 건, 생애 최고의 전율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 뒤로 그녀는 남편이 늦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방으로 찾아왔다. (30세, 남자, 애널리스트)
 
눕히면 얘기가 달라지는 남자들이 있다
내가 만난 겉보기엔 최고의 남자 A군. 일류대를 졸업했고, 유능한 억대 연봉자며, 얼굴이 커서 그렇지 꽤 호감형이고, 적당한 키에, 근육까지는 아니지만 넘치지 않는 근육으로 탄력 있는 몸매를 가졌으니 내 이상형에 거의 근접한 남자였다. 약간 소심한 듯하지만 그것이 자상함으로 보이니 성격까지 원만한 모든 게 완벽한 남자. 만나자마자 이 남자와 결혼까지 생각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거기다 성급하게 시도하지 않는 그의 신중한 태도를 보고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젠틀남이라고 믿어버렸다.

그를 확실하게 내 남자로 만들고 싶었던 나는 먼저 여행을 제안했다. 만난 지 3개월 만의 일. 당황한 기색이 보이는 듯했지만 우린 콘도를 잡고 1박 2일 여행길에 올랐다. 분위기 무르익은 그날 밤. 품위 있는 신사다운 그가 행여 놀랄까 봐 저품격의 저돌적인 유혹은 차마 하지는 못했으나, 어쨌거나 그를 눕히는 데 성공했다. 내가 리드해야 따라오는 그에게 슬슬 짜증났지만, 그 정도는 용서할 수 있었다. 20여 분간의 전희가 끝났는데도 그가 삽입할 생각을 하지 않아 내가 그의 페니스를 움켜쥐고 삽입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런! 바로 사정을 해버리는 게 아닌가. 옥문의 초입에 겨우 닿았을 뿐인데. 정말, 세상에 완벽한 남자 없다더니, 그의 단점은 이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단점치고는 너무 치명적인 것 아닌가. 나도 모르게 짜증을 부리고 말았다. 그랬더니 이 남자 본색인지, 아니면 자존심이 상했는지 말수까지 적어졌다.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그의 삐침은 참을 수가 없었다. 컨트롤 안 되는 신체 부위를 가진 것 외에는 모든 게 완벽한 그 남자, 아직 솔로라더라. (27세, 여자, 홍보녀)



눕히는 사람과 눕혀지는 사람. 때론 연애의 승부가 그 찰나에 결정 나기도 한다.

어떤 남자든지 간에 눕히면 얘기는 다 똑같다

비도, 권상우도, 에릭도, 이서진도 다 똑같지 않을까. 너무 예가 단정적인가? 각양각색 다양한 캐릭터의 남자들도 침대 위에서는 모두가 한결같아진다는 것. 지금까지 십여 명의 남자와 자본 후에 내린 결론이다.

첫 관계를 맺기 전, 침대 위의 남자를 상상하면 설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현재 내 남자친구의 경우가 그렇다. 그동안 만나온 모범생 된장국 같은 남자와는 달리 지금의 남자친구는 톡 쏘는 페리에 같은 남자니까. 동갑내기인 그는 다소 권위적이면서 터프한 남자다. 느끼함 빠진 최민수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강인한 남자는 잠자리에서 얼마나 카리스마가 있을까. 환상의 풍선을 불었었다.
 
하지만 펑! 그 역시 다르지 않았다. 어떠한 카리스마도 자신의 심벌에는 약해지는 법인가 보다. 조금 더 자신의 물건을 자극해주길 보채는 그의 어린아이 같은 약한 모습, 심지어 애교까지 부리는 무너지는 모습, 남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이 남자의 모습은 역시나올시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은밀한 모습을 나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다. 이런 결론은 어떤가.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라도, 눕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35세,여자, 카피라이터)
 
그를 눕히니, 나도 달라지더라

 
남자는 눕혀봐야 안다
이 남자 계속 만나야 되나 말아야 되나 판단이 서지 않을 때면, 일단 그를 눕혀 본다. 눕히면 얘기가 달라지니까. 침대 위에서의 모습이 남자의 진짜 모습이다. 여자를 이해하고, 위할 줄 아는 자상하고 가슴 넓은 남자인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좀팽이 같은 남자인지는 눕혀 봐야 안다.

오랄 좀 해달라고 내 머리를 그의 중앙으로 꾹꾹 눌러대는 남자는 최악이다. 자기가 오랄을 원하면 여자에게 먼저 해주는 남자가 그나마 된 사람. 자기 흥분에 못 이겨 표정 관리 못하고 짐승처럼 변하는 남자도 꽝이고, 적어도 ‘너와 하니까 너무 좋다’는 말 한마디 없이 행위에만 몰입하는 남자도 꽝이며, 50대 50이라는 식으로 받은 만큼만 봉사해주겠다는 마인드의 남자 역시 꽝이다. 행위는 온몸의 근육, 세포 하나하나로 통하는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닌가. 후는 또 얼마나 중요한가. 사정 끝나고 자기 오르가슴 끝났다고 씻으러 가버리는 남자나, 42.195 마라톤이라도 완주했다는 듯 지쳐 잠들고 골아떨어져 코까지 고는 남자도 꽝이다. 한번 눕혀 보면 그 남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때문에 결혼 전에 반드시 그를 눕혀 봐야 한다. (29세, 여자, 의상 MD)
 
애태우면 여자들은 알아서 눕는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그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부드러운 마스크에 싹싹한 편이다. 그녀는 최소한 남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준선수급이다. 아, 참고로 나는 자타공인 선수다. 적당히 잘 해주다가도 때로는 마음이 없는 척하고, 자주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다가 한동안 연락을 끊는 등의 고루하지만 전형적인 선수의 룰을 지키며 그녀의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의외로 오래갔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눕지 않았으니. 내게 호감이 있는 것은 확실하나, 먼저 스킨십 시도하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는 것 내지는 경계를 했거나, 그녀도 웬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내 손을 끌고 골목을 빠져나간다. 이때,“어디 갈까?”라고 묻는 바보는 게임 오버다. 묵묵히 모텔로 향해야 한다. 그녀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이. 순순히 따라오게 돼 있으니까. 미리 여자친구 집 근처의 모텔 지리를 알아두는 것도 선수의 행동지침 중 하나. 그녀를 어떻게 하면 눕힐까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녀 스스로 눕게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고수로 등극할 수 있는 방법이다. ( 28세, 남자,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