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猪島)의 추억
저도 해변에서
맴맴맴맴 씨르릉 씨르릉 |
산산에 걸린 조각달은 밤이 깊어감을 알리노니 대자연의 조화는 무궁도 하여라 해마다 여름이면 그대와 함께 이 섬을 찾았노니 모든 시름 모든 피로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족 오붓하게 마음껏 즐기던 행복의 보금자리 추억의 섬 저도 올해도 또 찾아왔건만 야, 어이된 일일까 그대만은 오지를 못하였으니 그대와 같이 맨발로 거닐던 저 백사장 시원한 저 백년 넘은 팽나무 그늘 낚시질하던 저 방파제 바위 위에 그대의 그림자만 보이지 않으니 그대의 손 때묻은 가구집기 작년 그대로 그 지리에 있는데 미소 띤 그 얼굴 다정한 그 목소리 눈에 선하고 귀에 쟁쟁하건만 그대의 모습은 찾을 길 없으니 보이지 않으니 어디서 찾을까 해와 달은 어제도 오늘도 뜨고 지고 파도 소리는 어제도 오늘도 변치 않고 들려 오는데 임은 가고 찾을 길 없으니 처 창천에 높이 뜬 흰구름 따라 저 지평선 너머 머나먼 나라에서 구만리 장천(長天) 은하 강변에 푸른 별이 되어 멀리 이섬을 굽어 보면 반짝이고 있겠지 저-기 저 별일까 저 별일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