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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잘하면 병을 고칠수도 있다

대한인 2016. 10. 1. 03:46

성관계 잘하면 병을 고칠수도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의서인 <황제내경>은 '소문(素門)'과 '영추(靈樞)'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문'의 내용을 보면, 천지간의 자연현상과 인체에 있어서의 생명현상을 서로 대비시켜 외적 환경의 변화가 인체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것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논거(論據)는 소박한 고대의 자연 철학적 원리와 잡다한 민간신앙에 입각하고 있어서, 극히 비과학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이라는 현대의학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점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따라서 <황제내경(소문·영추)>은 현존하는 최고의 의서로서 춘추전국시대 이전의 의료경험과 의학 지식을 총괄한 것으로서 전설상의 인물에 기탁하여 편찬된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천여년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 내용에서 취할만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겠다.


동양의학의 침구술(鍼灸術) 원리는 <황제내경>의 '영추'편에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황제내경>에 나타나 있는 생명관(生命觀)이나 의학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저류가 되어 있는 것은 천일합일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천일합일 사상이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1. 천(天)의 두가지 의미 : 하늘을 가리키며 자연계를 대표한다(자연규율, 자연법칙을 가리킨다)
2. 인(人)의 의미 : 유기체, 천지간의 중간부분을 말한다.

따라서 천지합일이란 천지와 인간이 모두 일원에서 출(出)하고 일기(一氣)로부터 화생(化生)되어 상호연계성을 가지고 있는 통일체일 뿐만 아니라 양자간에는 공통된 규율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고대의 이원론(二元論) 사상이다. 한편 <내경>에서는 다음의 두가지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1) 천일 상응률 :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통일체로서 기기(氣機)가 상응하는 밀접한 관계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과 떨어져서는 잠시도 존재할 수 없고 자연계의 기후와 환경의 변화는 시시각각으로 인체의 기기활동(氣機活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내경>에서는 인간은 반드시 대자연의 기화(氣化)에 의뢰하는 가운데서 생명을 유지하게 되며 사시변화의 법도에 적응함으로써 성장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반대로 자연지기(自然之氣)가 이상해지면 재난이 발생하고 인신지기(人身之氣)가 이상해지면 질병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결국은 인체도 자연계의 기후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질병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2) 천인공통론(天人共通論) : 천지와 인신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는 상호 공통적인 규율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른바 우주(宇宙是一大天地), 인신시일소천지(人身是一小天地)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황제내경>의 정신이다.


<내경>의 영추편을 보면, 대다수의 질병이 아침에는 상쾌하고 대낮에는 안정되지만 저녁에는 가중되고 야간에는 더욱 심해진다는 뜻이 나오는데 이는 춘기(春氣)는 승발(升發)하여 승함을 주로 하고 하기(夏氣)는 번성하여 부(浮)함을 주로 하며 추기(秋氣)는 수렴하여 강(降)함을 주로 하고 동기(冬氣)는 잠장(潛藏)하여 침(沈)함을 주로 하는데 이것을 1년으로 보면 기기활동의 규율이 승(升), 강(降), 부(浮), 침(沈)이라는 4가지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일(一日)에 따라서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하루중의 아침은 일년 중의 봄철과 같아서 양기가 바야흐로 생하는 동시에 병기가 쇠해지는 때이므로 비교적 상쾌해지는 것이며, 하루 중의 대낮은 일년 중의 여름과 같아서 양기가 왕성해짐으로 말미암아 정성이사쇠(正盛而邪衰)하게 되므로 안정해지는 것이며 하루중의 저녁은 일년중의 가을철과 같아서 양기가 쇠해지는 동시에 병기가 성해지기 시작하므로 병이 가중되는 것이다. 하루 중의 밤은 일년 중의 겨울철과 같아서 양기가 장복하고 병기가 편왕(偏旺)해지니 병이 더욱 심해진다.


또 영추편에는 자연현상에 주야의 구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는 오매(寤寐)의 구별이 있으며 이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즉 인체를 소우주로 보고 대우주인 천지의 자연현상을 생명현상과 대비시켜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주인 하늘에 소우주인 인간이 합일화 되는 것이 바로 남녀간의 사랑이요, 섹스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섹스를 단순히 쾌락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인간이 대우주에 대한 소우주라는 사고방식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 철학자들에게도 있었지만, 대자연의 원칙들이 인체에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한의학에서의 이론은 음양오행설을 통해서 의서에 기재되고 있다.
하늘과 땅이라는 상이한 것을 양과 음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인식했다. 사람은 땅 위에서 살고 있으므로 하늘의 양기와 땅의 음기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남녀의 성별을 양과 음으로 나누어 인식하는 것이 음양설인데 반하여 그것을 질적상태의 측면에서 인식하려 한 것이 오행설이다.


인체의 구성을 무기적인 다섯가지 요소(木·火·土·金·水)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이들 구성요소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생명현상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들 다섯가지 요소는 그 본체인 자연계의 현상에 영향을 받아 소장(消長)하며 이들 상호간에도 상생과 상극이라는 두가지 다른 에너지의 이행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상생이란 각각 요소들 사이의 친화·협조관계를 가리키고 상극이란 각각 요소들 사이의 길항관계(拮抗關係)를 말한다.
그런 관계 위에서 이들 각 요소는 전체로서 순환성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