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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섹스처럼 즐겁고 재미있는 것도 별로 없다.
해도 해도 질리지 않고 도박처럼 재미있지만 일순간에 재산을 까먹을 염려도 없으며
건강을 잃을 염려도 없이 안전하다.
오히려 섹스를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신은 인간의 육체를 만드실 때 반드시 성욕을 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욕을 어떻게 재미있게 해결할 수 있느냐다. 사는 동안 수없는 날들을 섹스 하지만 젊은 날에는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바빠 섹스의 진정한 맛을 모르고 중년이 되면 맛을 안다고 해도 발기가 제때 되지 않아서
여의치 않은 것이다.
중년에 배우자와의 무미건조한 섹스에 질려 있다 해도 불륜 앞에서는 날개를 단다.
새로운 상대에 대한 호기?막?
섹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기대와 흥미뿐만 아니라 스릴까지 있어서다. 불륜의 기본 덕목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배우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들키는 순간 일상이 고단해지는 것은 물론 이혼 소송으로까지 확대되는 순간 재산의 반이 사라지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러기에 불륜이 스릴 있는 것이다. 또 불륜은 상대를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다는 것이다.
상대가 지루해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하면 새로운 상대로 대체할 수 있어
섹스를 재미있게 만든다. 불륜 상대와 오래 가면 갈수록 배우자와 닮아 간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 간섭하고 만나자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이라면 불륜의 유효기간은 그보다 더 짧다.
불륜 상대와 침대에서 보내는 일밖에 없어서다.
남편 몰래 한낮 밀밭의 사랑놀음
렘브란트의 <밀밭의 수도승>-에칭 판화, 1645년, 4×5,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소장
몸이 친밀해졌다고 법적인 문제까지 해결된 것이 아닌데도 심리적으로 섹스만 했다고 하면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줄 알고 간섭한다. 불륜 상대일수록 길게 가면 배우자와 같이 섹스가 재미없어진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 하룻밤의 정사에 마음이 끌리는 것이다. 오로지 순간적으로 달아오른 본능에 충실할 수 있어서며 섹스가 끝나면 신기루처럼 모든 것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불륜의 최고봉은 배우자가 곁에 있을 때의 정사다.
배우자의 눈을 속이고 짧은 시간 빨리 섹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섹스의 달콤한 맛과 위험을 피해야 하는 본능이 어우러져 섹스가 최고로 재미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가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라면 섹스를 하기도 전에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다.
보통 유니폼을 입고 섹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천국에 가는 것과 같이 거의 없다. 배우자가 곁에 있는 불륜을 그린 작품이 렘브란트의 <밀밭의 수도승>이다.
이 작품은 섹스 하는 인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밀밭에서 수도승은 여자의 허벅지 사이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입을 맞추면서
손으로는 여자의 스커트를 잡고 있다.
두 사람은 밀밭 사이에 숨어 열정적으로 섹스에 몰입하고 있고
멀리 남자가 등을 돌리고 밀을 수확하고 있다. 바닥에 벗겨진 신발은 전통적으로 여자의 음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자가 섹스에 몰입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남자의 옷차림은 그가 수도승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모자가 벗겨진 것은 섹스 중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길게 자란 밀은 커튼처럼 정사를 벌이고 있는 남녀를 가려줘 배우자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쓰러진 밀은 두 사람의 격렬한 정사를 암시한다. 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의 이 작품은 성행위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풍자화로 수도승의 탐욕을 표현하고 있다.
에칭 기법을 사용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렘브란트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인체 세부 묘사를 하지 않았다. 남자는 불륜의 상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섹스의 맛보다는 심리적으로
자신이 젊어진다고 느끼게 해줘 좋아하고 여자는 조금만 힘을 쓰면 풀죽어 있는 배우자보다
오랜 시간 즐겁고 힘 있는 섹스를 제공해서다. 하지만 어린 상대는 섹스의 맛보다 돈의 맛을 중요시 여긴다.
사랑하는 상대와 섹스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년과 만나는 것이다.
나이 어린 불륜의 상대를 만족시키는 것은 섹스가 아니다.
돈이다. 돈을 많이 쓰면 쓸수록 어린 불륜 상대는 오랫동안 곁에 머물러 있다.
중년에 돈도 없이 젊은 사람과의 섹스를 기대한다는 것은 죄다.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젊은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일 뿐이다. 섹스 하면서 돈만 바라는 젊은 남자를 그린 작품이 에릭 피슬의 <나쁜 소년>이다.
이 작품은 미국 중산층 중년 여자의 일탈을 표현하고 있다. 블라인드가 쳐져 있는 방 침대 위에서 벌거벗은 여자가 손가락으로 다리를 들어 올려
발가락을 만지고 있고 젊은 남자는 옷을 입은 채 여자의 음부를 정면에서 바라보며
뒤에 숨기고 있는 여자의 지갑에서 무언가를 훔치고 있다.
돈만 바라는 젊은 사람과의 외도
에릭 피슬의 <나쁜 소년>-1981년, 캔버스에 유채, 167×244, 개인 소장
방안의 큰 침대와 과일이 놓여 있는 탁자는 호텔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블라인드 사이로 흘러들어온 햇살은 정오라는 것을 나타낸다. 흐트러진 침대 시트와 벌거벗은 여자의 몸 그리고 옷을 입고 있는 남자는 정사가 끝났다는 것을 암시하지만 음부를 남자에게 보이면서 발가락을 더듬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만족하지 못한 성욕을 암시한다. 단정하게 빗겨 넘긴 머리 스타일과 티셔츠 차림은 소년을 의미하며 풍만한 여자의 육체와 거리낌 없는 자세는 중년이라는 것을 나타내면서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암시한다.
탁자에 놓여 있는 바나나는 남자의 성기를 상징하며 남자가 훔치고 있는 지갑은
여자의 성기를 상징하고 사과는 선악과를 상징하면서 인간의 원죄를 나타낸다. 에릭 피슬<1948~>의 이 작품에서 여자의 지갑에 손을 넣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섹스보다는
돈 때문에 여자와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피슬은 블라인드를 통해 흘러들어 오는 빛으로 에로틱한 장면을 강조하면서
중년 여자의 불안함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실적인 장면을 통해 섹스에서
정신적인 위안을 찾는 중산층 여인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