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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없어도 `쑥쑥`, 미래형 ICT농법 `식물농장` 주목

대한인 2016. 11. 8. 04:41

햇빛 없어도 `쑥쑥`, 미래형 ICT농법 `식물농장` 주목

[ 2016년 11월 07일 ]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 모델 `식물공장`이 주목받는다. 태양광, 발광 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실내에서도 안전하게 식물을 키운다.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로 확대될 경우 천연물 추출 바이오 영역에 패러다임 전환도 예상된다.

7일 농업 및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도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확대된다. 기업, 대학, 연구소가 중심이 돼 시범구축 후 상추, 딸기 등 일부 작물 생산을 시작했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노지·비닐하우스 등을 이용한 기존 농가 반발은 해소해야 할 과제다.

식물공장이란 컨테이너 등 실내에서 태양광, LED를 광원으로 삼아 식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이 실내에서 여러 광원으로 감자를 키우는 방식과 유사하다.

실내에서 ICT 기술을 활용해 온도, 습도 등을 식물 성장에 최적으로 맞춘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하게 대량 생산하며, 성장도 노지 작물대비 빠르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다. 무공해 작물, 저칼륨 야채 등을 원하는 수요층을 노린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1960년대부터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우주인 식량, 여객기 기내 음식, 외식전문 업체 공급 등에 활용된다. 일본에서는 파나소닉, 후지쯔 등이 기존 공장을 식물공장으로 전환해 작물을 재배한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식물공장의 국내외 추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년 정부 `유리온실지원사업`으로 하우스 재배에서 수경재배로 전환한 사례가 식물공장 효시다.

이후 농촌진흥청이 체인식 주간조절장치, 슬라이드식 주간조절장치 등을 차례로 개발해 매일 45포기를 생산하는 `엽채소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2009년 식물공장 핵심 부품인 LED-IT 개발에 착수했다. 전북대, 삼육대, 충북대 등도 자체 식물공장을 구축해 상추, 치커리 등 유기농 채소를 재배한다.

애그로닉스는 식물공장에서 인삼 수경재배에 성공했다. 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수확시기를 최대 4배 앞당긴다. 카스트엔지니어링은 자체 개발한 LED 광원식 다단 식물공장을 구축, 상추, 토마토, 딸기 등을 재배한다. 식물공장 시스템은 중국에 수출까지 했다. 파루스는 식물재배용 LED 조명을 공급한다.

김현환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은 “식물공장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균일 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의 한 종류로서 미래 농업 모델로 주목 받는다”고 말했다.


미래형 재배공법으로 주목받지만 확산 속도는 더디다. 초기 투입 비용이 일반 노지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높다. 주요 광원인 LED 조명은 광합성 촉진, 개화 조절, 당도와 사포닌 증가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조명 가격이 농가가 부담하기에 비싸다. 키울 수 있는 작물이 상추 등 일반 채소에 제한돼 채산성이 떨어진다. 막대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등 투자가 필요하지만, 기존 농가가 기업 진출을 반대해 쉽지 않다.

전황수 ETRI 책임연구원은 “식물공장은 경기면적 감소, 인건비 상승, 기후변화 등에 대비할 핵심 아이템으로 주목 받는다”며 “막대한 초기투입 비용이 소요되지만 산출된 작물은 상추 등 일반 채소에 한정되고, 일반 농가도 식물공장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기업 투자나 정부 지원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 농업연구관은 “식물농장을 잘 활용해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하면 천연물 추출을 이용한 바이오산업에 성장을 이끈다”며 “정부도 현 투입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