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부부관계 어떻게 해야 하나 ? |
"의무방어전이다" vs "남편맘대로다" 누구 말이 맞아? 원치 않는 관계를 하는 부부는 섹스리스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부부들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을 때’ 어떻게 거절할까. 그러나 부부간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원치 않아도 대부분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현실. 아줌마들은 그게 ‘남편 맘대로’라고 한다. 10명 중 7명은 잠자리가 남편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 그런데 아저씨들은 그걸 ‘의무방어전’이라고 한다. 쿡쿡 찔러서 마지못해 한다는 것.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둘 다 맞다고 한다면 원하지 않을 때, 마지못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결론이다. ● 원하지 않더라도 '상대가 원하면…' 들어준다는 자세가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난 아내들은 술 마시고 왔을 때, 씻지 않았을 때, 부부싸움 했을 때, 너무 피곤할 때, 그날일 때 같은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반면 남편들은 그냥 내키지 않을 때, 피곤할 때, 매력을 못 느낄 때같이 다소 추상적인 이유들을 들었다. 원하지 않는 날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그래도 상대의 의사를 존중해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만이 내가 원하지 않을 때는 안 한다는 반응. 원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시키자는 다소 엉뚱한 대안이 나왔다. 그러다보면 관계를 가지든 가지지 않든 의견을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 부부들은 상대가 원하면 ‘내키지 않더라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거절하는 방식도 통계를 낼 만한 게 없다. 부부간에 문제가 없는 한 ‘잠자리 인심’은 후한 셈이다. 아내들의 주장 → 설거지도 안 하면서 밝히기는… 애 하나 낳고 나니까 식구가 세 명쯤 는 거 같다. 시부모님 왔을 때보다 솔직히 더 피곤하다. 아직 어리니 자다가 두 번 정도 깨서 젖을 먹는다. 젖병을 물리면 10분이면 다 먹는다고 하지만 젖은 30분은 빨아야 그만 먹는다. 그러니 그동안 어깨랑 팔, 목이 너무 아프다. 밤에 잠을 설쳤다고 남편이 아침을 안 먹고 가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보통 12시와 4시쯤 애가 젖을 먹는데, 깜빡 잠들만 하면 일어나 아침상을 차려야 한다. 7시까지 상을 차려야 하므로 6시 30분 이전에 일어나야 한다. 상 차리고 나면 또 젖 물리고, 그리고 깜박 자고 일어나서 기저귀 빨고 청소를 한다. 저녁이라도 남편 스스로 차려 먹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차려놓은 밥상에, 식사 후에는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는 텔레비전 삼매경에 빠진다. 게다가 가끔은 술 마시고 밤늦게 들어오거나 새벽에 들어와 아예 잠을 못 자게 만든다. 하는 짓이 이렇게 밉다보니 요즘은 솔직히 꼴이 보기 싫다. 남편이 요구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톡톡 퉁긴다. 내가 남편에게 불만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데다 몸이 피곤하니 아무 생각이 없다. “그럴 시간 있으면 자겠다. 설거지라도 해줬냐고?” “보기 싫어. 이기적인 사람은 남편으로 생각 안 해” “저리 가! 난 애만 있으면 된다구” 등등 아주 독한 말을 쏘아붙이고 획 돌아눕거나 애 안고 다른 방으로 간다. chanel7·결혼 3년차 → 아무 여자나 껴안아 볼까나(?) 술 먹고 늦게 들어와서 씻지도 않고 쿨쿨 자다가, 벌떡 일어나 생각났다는 듯이 입술을 비비며 덤빌 때는 속에서부터 뭔가 솟구친다. 그 술 냄새, 입 냄새 땜에 옆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고문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더 끔찍한 건, 하는 중에 트림할 때. 한번은 너무 비위가 상해서 화장실 변기로 뛰어가야 했다. 나의 비극은 이런 날이 한 달에 열 번은 된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틀 걸러 술을 마신다. 한 달에 한두 번 있는 부부관계는 그나마 술을 마신 뒤에 이루어진다. 그러잖아도 무늬만 부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그마저도 거절한다면 더 이상 부부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없을 것 같아서 한두 번 정도는 허락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좀 비참하다. 술 냄새도 끔찍하게 싫지만, 술김에 여자 생각이 나서 그냥 옆에 있는 나 건드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들기 때문이다. lady28·결혼 6년차 → 빨간 불도 무시하고 달리는 원시인 남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사실 여자들은 관계 중에도 몰입이 잘 안 된다. 시트 버리는 것도 찜찜하고… 혹시나 침대라도 버릴까 좀 전전긍긍하는 편이다. 근데 빨간 날은… 당연히 안 된다. 아랫배는 아프지요, 비릿한 피 냄새는 나지요… 가뜩이나 기분 찜찜한데 건드리는 무식한 인간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자기 내키면 단김에 뿔을 뽑아야 한대나. 빨간 날이라고 봐주는 법 없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치댄다. 급기야 그만 좀 치대라고 신경질이라도 내면 무력으로 진입한다. 속으로 바보 아니냐, 넌 원시인이냐 등등 갖은 욕을 다 하지만 꾹 참고 한마디 한다. 그날인데 왜 이래, 그렇게 이해심이 없어, 라고. 그러면 대답이 더 걸작이다. “그럼 어떡해, 밖에 나가버려?” 더 웃긴 건 이렇게 승강이를 벌이며 싸우는 중에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firstdo·결혼 4년차 남편들의 주장 → 아내보다 게보린과 찬 맥주 생각날 때 결혼하기 전까지는, 아니 서른 중반이 되기 전까지는 피곤해서 부부관계를 안 한다고 하는 놈(?)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것도 못할 정도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그게 적당한 육체적인 피로를 가져와 잠을 푹 자게 해준다. 뒷목이 뻣뻣하고 팔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머리가 앞으로 팍 쏟아질 듯이 무겁더라도 아내와 본게임을 치르면 피로가 말끔하게 풀리곤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게 몸이 따라줄 때의 이야기라는 걸 실감한다. 요즘은 월말만 되면 정산하느라 어떨 때는 12시도 넘긴다. 아내는 옛날 생각해서인지 내가 정신적으로 찌들린다 싶으면 은근히 더 요구를 한다. 그럴 때마다 아 옛날이여∼라는 탄식밖에 안 나온다. 최소한 성의껏 해서 아내의 자존심은 상하지 않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아내의 자존심은 바로 나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일전을 치르고 나도 개운해지지 않는 머리며, 솜처럼 무거운 몸, 게다가 흥분 뒤끝이라 그런지 잠이 싹 달아나고 없다. 샤워를 하고 게보린을 한 알 먹을 때마다 비애를 느낀다. 나에게는 본게임보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게보린 한 알을 먹고 푹 자는 게 열 배 낫다. 여자가 아무런 위안이 안 될 때 남자는 늙는다고 했던가. vicbrother·결혼 6년차 → 밝힐 때는 줄행랑을 치고 싶어요∼ 어제도 하고 오늘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오늘 한 게 마음에 안 든다고 또 해달라고 하면 좀 너무 밝히는 거 아닌가. 어떨 때는 소리를 꽥 지르고 싶다. 이 징한 색녀야, 라고. 어떻게 여자가 더 밝힌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일단 하고 나면 약간의 미련이 남을 때도 있지만 다시 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어제 하거나, 아니면 오늘 했는데 또 해달라고 하면 좀 징∼하다. 내가 보수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내가 너무 적극적이거나, 드러내놓고 요구를 하면 아주 징해서 도망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