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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에 대한 간언(諫言)은 지극히 어렵다

대한인 2016. 12. 15. 05:27

정관 15년에 태종이 위징(魏懲)에게 물어 말하기를
“근자에 조정 신하들이 모두 일을 논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하였다.

 

 


위징이 대답하기를
“폐하께서는 마음을 비우시고 채납(採納)하십니다.
참으로 좋은 언자(言者)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옛 사람이 말하기를
‘아직 신임을 받지 못하고 간하면 곧 자기를 비방하는 것으로 압니다.
신임을 받으면서 간하지 않으면 곧 이것은 시록(尸祿 : 국록을 받는 도둑놈)이 된다’
고 하였습니다.
다만 사람의 재기(才器)는 각각 같지 않습니다.
겁 많고 무기력한 사람은 충직한 마음을 품고도 말하지 못합니다.
친밀하지 못한 사람은 신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두려워하여 말할 수가 없습니다.
관직에 연연한 사람은 신변이 편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감히 말하지 않습니다.
서로 더불어 입을 다물고 남의 뜻에 동조하는 까닭입니다.”
하였다.

 


태종이 이르기를
“진실로 경의 말과 같다.
짐은 매양 그것을 생각한다.
인신(人臣)이 간하고자 하면, 곧 사망의 재화(災禍)를 두려워한다.
그것은 정확(죄인을 삶아 죽이는 형구)으로 가거나 적진으로 뛰어드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고로 충정한 신하는 정성을 다하고자 아니하는 자가 아니다.
용감하게 성의를 다하는 자는 이것이 지극히 어렵다.
우왕(禹왕)이 창언(昌言 : 도리에 합당한 말)을 듣고 절을 한 까닭은, 어찌 이를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짐은 이제 가슴을 터 놓고 간쟁을 받아 들인다.
경등은 두려워하여 드디어 극언을 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
하였다.

 


신하가 군주를 간한다는 것은 실로 지난한 일이다.
위징 (魏懲)의 말은 현대의 관공서나 회사 등의 실정에도 부합된다.
부하 직원의 충고를 들음에도 받아들여야 할 측의 마음의 자세가 매우 중요한 일이다.

 



                                      吳 兢 지음 <당태종 정관정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