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들이 함께 있으면 황홀한 이유
사실 이렇게 다른 두 종족이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되고 섹스를 하게 되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점차 그 단계가 급격히 줄어들고는 있지만. 누군가 특별한 사람을 만나 첫 눈에 반하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을 보면 가슴이 뛰고, 손에서 땀이 나고 속이 울렁거리고 호흡이 곤란하다. 입맞춤이라도 하고 나면 며칠 동안 밥을 안 먹어도 기분이 좋고 심지어 감기마저 저절로 나은 것을 발견한다.
이렇게 사랑이라는 황홀한 신체적 느낌을 주는 주된 화학 성분은 PEA(페닐에틸라민 phenylamine)인데, 이것은 암페타민과 관련되어 있고, 초콜릿에서도 발견된다. 아드레날린 또한 분비되어 가슴을 뛰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고,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엔돌핀도 분비되어 면역체계를 만들어 준다.
이런 화학적 반응을 바탕으로 남녀가 함께 있으면 황홀하고 더 좋은 건강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둘이 섹스를 하게 되면 좀 더 복잡한 반응들이 몸 안에서 일어나게 되고, 쾌감의 정도 또한 커지게 된다. 단순한 신경적 반응뿐만 아니라 다양한 호르몬 작용도 곁들여 진다.
여자에게 만족과 평안의 느낌을 주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남자에게 끊임없는 성공과 성취, 경쟁을 유발하게 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부모됨의 느낌과 양육의 느낌을 갖게 하는 호르몬인 프로제스테론의 분비가 왕성해진다. 이 호르몬들이 작용하여 서로의 신경을 더욱 자극시킨다. 그들이 만나 흥분하고 섹스 하는 이유는 어쩌면 극히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에 그저 자신들을 내맡기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3. 남자는 비우고, 여자는 채운다
섹스를 하면서 남녀가 얻고자 하는 바 또한 분명히 다르다. 남자는 오르가즘을 통하여 긴장을 해소하거나 정서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육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섹스를 이용한다. 즉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함으로 팽팽한 정서를 이완하려고 한다. 그래서 섹스의 욕구가 내부에 쌓여 있는 남자는 듣기, 생각하기, 운전하기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여자는 이와는 정반대로 많은 곳에 신경을 쓰고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긴장이 축적되기를 원한다. 남자가 긴장을 비우기를 원한다면, 여자는 채우기를 원한다. 이것은 그들의 생리적인 현상과도 맞물린다.
섹스 후에 여자는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여 남자를 만지고, 껴안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남자는 다르다. 곧바로 잠에 빠지거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담배를 피우거나 샤워를 하기도 한다. 왜냐면 남자는 늘 자기 자신을 통제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르가즘 동안 잠시 잃었던 통제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이런 행동들을 하게 된다.
4. Sex vs Maing Love
이 둘의 차이는 뭘까? 같은 행위를 나타내는 말인데도 뭔가 다른 느낌이다. 여자들은 후자를 더 좋아한다. 반면에 남자들은 좀더 직접적인 표현을 즐긴다. 말의 차이는 곧 행위의 차이를 의미한다. 앞서 말했듯 남자의 두뇌와 정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섹스 도중 말을 시키면 남자들의 의욕(?)은 금새 꺼지고 만다. 하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흥분된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감정도 확인하고 싶어진다. 즉 행위와 감정을 일치시키기를 원한다.
우스개 소리 중에 남자가 원할 때 여자가 "안 되요, 안 되요… 되요." 한다는 말이 있다. 여자에게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할 일종의 명분이 필요하다. 이것이 남자와 다른 점이다. 대개 이럴 경우 남자는 여자가 정말 원하는지 원치 않는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때로 여자의 이런 간접화법은 내숭이라고 치부되기도 하는데, 좋으면서 싫은 척하는 것이라기 보다 자신과 상대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선호하고 때로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까지 보이는 남자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의 놀라운 '그것에 대한 집중(?)'에 대해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줄 필요가 있으며, 지나쳐서 상대를 불쾌하게 하거나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케이스만 아니라면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다. 대놓고 '밝힌다'고 면박을 하거나 거부를 하는 것은 상대와 섹스에 대한 자신감만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