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ger Painter Of America Classical realist Born in 1951
가슴 따뜻한 이야기,,
아직 난방을 시작하지 않은 매장은 가끔 따끈한 커피가 위안이 될 정도로 약간 쌀쌀하게 느껴진다. 저녁 퇴근시간으로 매장이 좀 붐비는 시각. 젊은 남자 손님이 들어와 쭈뼜거리며 말했다.
- 제 아내가 입을건데요. 이쁜 재킷 하나 골라주세요. - 아내분 체형이 어떤가요? 피부빛은요? - 아~ 보통 키에 날씬하구요, 얼굴은 희고 이뻐요.
그런데 가격대가 어떻게 되나요? - 아주 저렴한 것부터 다양하게 있으니 적당한 걸로 고르시지요.
가격 걱정부터 하는 눈치인 남자 손님의 형편에 맞게 저렴하면서도 따뜻하고 예쁜 재킷을 몇 개 골라 보여 주었더니 제일 화사해 보이는 재킷을 골라든다.
- 아, 정말 이뻐요. 이 옷 울 애기 엄마가 입으면 정말 잘 어울리겠어요. - 사이즈가 안 맞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드시면 직접 오시라 하세요.
마음에 드신 걸로 교환 해 드릴게요.
남자는 호주머니에서 꺼낸 봉투에 담긴 10만 원을 내놓고 나머지 잔액은 카드로 지불했다. - 아내가 옷 가격을 알면 놀랄까봐서요.
남자는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몇 번이고 되물었다. - 이 옷, 따뜻하겠지요? 이쁘겠지요? 제 아내에게 잘 어울리겠지요?
기분좋게 나가는 젊은 남자의 뒷 모습이 참 이뻐 보였다.
다음 날 오후,,아기를 안은 젊은 새댁이 종이백을 들고 들어왔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얇은 셔츠만 입은 차림새의 젊은 새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종이백을 내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이 옷, 제 맘에 안 들어서 안 입을래요. 남편 옷으로 바꿔 주세요.
- 남편분이 아주 신경 써서 고른 옷인데 마음에 안 드세요? - 아기랑 집에만 있는 제가 이런 옷이 필요하나요? 매일 추운데서 고생하는 애 아빠가 입을 옷으로 바꿔 주세요.
본디 말투인지 퉁명스럽게 말은 하고 있지만 젊은 새댁의 생각을 이미 읽을 수 있었다. 아기 엄마는 옷을 만지다가도 가격표를 보고서는 깜짝 깜짝 놀랐다.
- 제 옷값은 얼마 안 된다고 하던데 남자들 옷은 모두 비싸나요? 아내 옷은 중간대 가격이었는데 틀림없이 현찰 10만원 계산한 것은 빼고 카드 영수증만 보여준 듯 했다.
난감했지만 남편의 곱던 마음을 전해 주고 그 가격에 맞는 남자 옷을 보여 주었다. - 미쳤나봐, 내가 이렇게 비싼 옷을 어떻게 입는다고,,
자기는 맨날 헌 옷만 얻어다 입고 출근하면서,,,, 혼잣말처럼 내뱉으면서 눈이 젖어드는 젊은 아기 엄마를 보니 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짧은 혼잣말 속에서 모두 보이는 듯 했다.
- 남편분이 아내에게
이 옷을 꼭 입히고 싶어했는데,,, 좋은 방법이 있네요. 50프로 세일하는 이쁜 옷들이 마침 몇 가지 있는데
남편 분 것과 아내 분 것 두 벌로 바꿀 수 있겠네요.
- 싫어요, 저야 맨날 애기 데리고 다니니까 두꺼운 옷 필요 없어요.
- 그래도 남편이 서운해 할 거예요.
그제서야 얼굴이 환해진 아이 엄마는 내가 권해 주는 방한 점퍼를 입어보고
거울 앞에서 앞모습 뒷모습 보아 가면서 입술이 벙그러졌다.
- 참 이뻐요. 남편 분 말대로 그 색깔이 잘 어울리네요.
따스한 남편의 방한복을 담은 종이백을 들고 아이와 함께 점퍼를 입고 나서는 젊은 여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 좋은 남편 만나서 행복하겠어요, 아기 아빠도 좋은 아내 만났구요.
그렇게 서로 위하면서 살면 복 받을 거예요.
그 날 전산에 올라있는 매출액과 실제 판매액은 차이가 제법 났다.
누가 확인 할 것도 아니지만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 부족한 판매액을 맞추면서 내 행복 통장의 잔고가 확~ 올라가고 있음을 느꼈다.
아직은 가난하지만 저 젊은 부부의 올 겨울이 좀 더 따뜻하기를 간절히 빌었다..
-어느 회원이 카페에 올린글에서- 어는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리도 "내일" 이라는 하루가 가슴 벅차게 기다려질꼬? 나라 위해 호롱불 밝히는 그대 모습 그리며 나 밤세워 그대 위해 기도 하리니 님이여~ 부디 승리의 면류관 쓰시고 내게 납시옵소서.-이룻- 2012.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