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 김미경
초록이 지쳐 창가에 홀로 서면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풀잎에 바람이 일렁여
추억에다 향기를 담을 수 있는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비어 있는 마음과 더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세상 향기로움에 젖게 하고
물빛 하루를 걷는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때로는 낯선 파도가 치고
눈물 속의 낙엽 되어
미처 준비하지 못한
가슴 속 바람이 불어도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아직도 그리워할 수 있고
사랑할 가슴이 있는,
아직도 아파도 좋을 가슴이 있고
이별할 가슴이 있는,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