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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판촉팀 

대한인 2013. 1. 14. 08:17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신세계백화점 판촉팀 [서울신문 2004-08-02 10:06]

“고객에 대한 진실 마케팅입니다. ” 신세계백화점 정병권 마케팅담당 판촉팀장은 신세계의 마케팅 특성을 이렇게 정의했다. 배석한 이승희 판촉팀 기획파트 과장과 김은 판촉팀 광고파트 과장도 “(석강)대표는 진실 마케팅을 특히 강조한다. ”고 거들었다.
점포 확대 등 공격 경영을 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진실’이라는 상식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오히려 섬세하고 여성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유통업계 불황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감지됐다. 사무실 벽에 붙여 놓은 ‘경기비상,경영비상 기필코 극복하자.’는 문구가 이를 대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고객중심,진실 마케팅 전략’은 불변이라고 입을 모았다.

●판촉팀의 주인은 여성? 마케팅은 업무 특성상 적극성이 요구돼 남성적이다. 그러나 신세계 판촉팀에는 유독 여성들이 많다. 판촉팀에는 기획·광고 파트가 있다. 팀장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남성은 6명이다. 60%인 9명이 여성이다. 본사 직원의 여성 비율이 30%가량인데 비하면 높은 편이다.

정병권 팀장은 “여성들이 오히려 일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면서 “여성이란 이유로 배려할 수는 없지만 주5일 근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승희 과장은 “회사에서 여성인력 양성에 적극적이고 특히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배려를 해줘 어려움은 없다. ”고 말했다.

여성비율이 높은 것은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우수한 여직원들이 판촉팀의 문을 두드린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섬세한 마케팅 전략과의 연관성이다. 정 팀장은 “두가지 모두 맞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 신세계는 할인점이나 백화점 할 것 없이 영토 확장 등 공격경영을 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꿈의 백화점’이라는 슬로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내년 8월이면 본점 뒤쪽 신관에 1만 6000여평짜리 매장이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과 ‘명동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본점은 명품관으로 바뀐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은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인 편이다. 정도를 걷는다는 말이다.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가능성이 있으면 매출에 득이 되더라도 포기한다. 정 팀장은 “질 좋은 프라이팬을 싼 가격에 구입,사은품으로 주면 매출은 오르겠지만 코팅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취소한 적이 있다. ”고 말했다. 작은 실천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고객들의 마음을 산다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의 마음을 잡는데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다. 고객체험 행사나 제휴 마케팅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패션쇼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패션모델로 선정,체험케 하고,괌 등 해외 관광지와 연계한 제휴마케팅을 마련,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화행사는 신세계의 큰 자랑이다. 이승희 과장에게 기억에 남는 마케팅 행사를 묻자 “서울대공원에서 개최한 어린이 그림잔치”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어린이 그림대회는 40년째 이어온 행사로 어린이 1만명,학부모를 합하면 2만명 이상이 참가한다. ”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예상밖의 답이었지만 신세계의 마케팅 전략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문화행사는 그림대회를 비롯해 별자리 축제,눈꽃 축제 등이 있다.

●신뢰로 승부한다 정 팀장은 신세계백화점의 내로라하는 상품으로 정육과 식품을 꼽았다. 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신뢰도가 생명이다. 정 팀장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에스컬레이트가 없지만 올드 고객들이 찾는 건 먹을 거리에 대한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섬세한 마케팅’ 전략이 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 이 과장은 “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도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의 도움없이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면서 “매장 현장에서 판매사원과 고객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말했다. CRM 등 선진 마케팅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때로는 튀는 아이디어로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김은 과장은 “과대 광고를 지양하고,고객들이 얻고 싶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말했다. 광고 전단지도 정형화된 여성 모델은 피한다. 전단지 표지를 선글라스를 낀 어린이와 수박을 모델로 해 차별화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내가 본 우리팀-부부의 날 최초 기획 ‘아이디어팀’ ‘부부의 날’.해마다 5월 21일이면 부부의 정을 주고 받는 기념일이다. 둘이 모여 하나 된다는 뜻이 담긴 날이기도 하다.

백화점 마케팅 사서에 기록될 만한 이 아이디어는 신세계백화점 판촉팀에서 내놓은 작품이다. 신세계에서 지난해 처음 도입한 이후 그 해 12월 국회를 통과,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백화점협회도 올해부터 공동 마케팅 차원에서 이 날을 기념일로 삼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백화점업계 공식행사로 자리잡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판촉팀의 기획능력,백화점 업계를 선도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리라…. ‘양의 해’를 맞아 없어 못 팔았던 양인형 등 비슷비슷한 자랑거리도 한둘 아니다. 우리 팀은 이처럼 기획력과 추진력,그리고 인간성을 인정받는 집단이라 말하고 싶다.

전략 발표를 끝낸 어느 날 음식점.먹던 꽃등심이 급히 삼겹살로 바뀌었다. 뒤늦게 도착하신 부장님,“(삼겹살을 보고) 힘든 일 끝냈는데,좋은 것 한번 먹지.” 그런데 “(꽃등심은) 이제껏 드시던 건데요.”란 종업원의 고자질….팀원들의 장난끼에 한바탕 웃음이 지나고 우리는 ‘곤드레,만드레’(우리 팀의 건배 방식)를 외쳤다. 평소 우리 팀의 분위기는 이처럼 격의없다. ‘톡톡 튀고 반짝반짝’ 아이디어는 여기서 나온다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 판촉팀을 거쳐간 선배님들이 ‘판촉 출신’이란 꼬리표를 자랑스러워 하는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희진 신세계 백화점부문 마케팅실 판촉팀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