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길 / 비아 정영옥
사랑한다는 것은
오직 하나가 아니면
허공에 흩어지는
공허한 메아리인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가슴의 빗장을 걸고
오직 한 사람만으로 채워야 하는
성직자의 길처럼
어려운 길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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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랑하기 위해선
모든 욕망과 현실의 유혹을 물리치고
오직 순수한 아기의 눈동자로
사랑하는 한 사람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정성으로
안과 밖의 나를 다듬어
아낌없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성스런 제단에 나를 바치는 일
그것이 진정 아름다운 사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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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겨울 바람에
몸도 마음도 시립니다
누군가의 따스한 시선에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내 가슴에 스미는 바람만큼
내 사랑하는 사람도 그러하다면
참으로 슬픈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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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랑을 위하여
오직 한 사람을 위하여
나의 사랑을 가슴에
단단하게 빗장 채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