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24일, 기파랑, 안병훈 엮음, 5만8000원 |
朴正熙(박정희) 대통령 집권 18년 6개월간의 기록을 중심으로 朴 대통령의
生涯(생애)와 18대 大選(대선)에서 당선된 朴槿惠(박근혜) 당선인의 젊은 시절 등이 담긴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박정희》(2012년 12월24일, 기파랑, 안병훈 엮음, 5만8000원)가 출간됐다. 2011년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에 이은 두 번째 대통령
사진집이다.
안병훈 기파랑 대표는 “6·25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는데도 좌파 수정주의자들에 의해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로 왜곡되고 있다. 일그러진 한국 근현대사를 바로잡는 수단의 하나로 ‘사진집’을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자의 나열 보다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어우러진 비주얼이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미국 여행길에서 조지 워싱턴과 아브라함 링컨의 사진집을 보고 ‘한국 근현대사의 주역인 이승만과 박정희의 사진집을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던 일도 계기가 되었다.
사진집에는 5·16이 일어난 1961년부터 1979년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逝去(서거)할 때까지 대한민국이 직면했던 중요한 일들이 年譜(연보)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민얼굴의 박정희와 그가 살아온 현대사의 팩트를 그대로
소개하여 그동안 분분했던 과거사의 오해와 편견 속에서 독자 스스로가 판단, 정리할 수 있도록 하려는 뜻이라고 한다. 안 대표는 “자랑스럽게
쌓아온 역사를 스스로 폄하할 필요가 없다. 젊은 세대에게 우리 현대사를 실패한 역사로 가르치는 것을 그만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예컨대, 1968년 4월의 향토예비군 창설은 같은 해
1월 일어났던 북한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기도(1·21사태)와 1월23일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피납사건 등 계속적인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p181~187). 엮은이는 이런 일련의 사건의 연계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나열해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한국 現代史의 하이라이트
박 대통령
재임 기간은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하이라이트로, 사진집을 통해 1960~70년대의 현대사를 훑는 한편 드러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수원에서 추수를 도우며 땀을 흘리는
모습(1962.10.9. / 61페이지) |
김포군 고촌면에서 모내기를 한 후 손발을 닦으며 웃는 모습(1979.5.23. / 462페이지) |
박 대통령은 18년 동안 모내기, 벼 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추수를 하거나 바지를 걷어붙이고 러닝셔츠 차림으로 모내기하는 모습, 작업 후 농부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는 사진 등이 실려
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저서 《국가와 혁명과 나》에 쓴 “소박하고 근면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서민사회가 바탕이 된 자주 독립된 한국의 창건.
그것이 본인의 소망의 전부다. 본인은 한마디로 말해서 서민 속에서 나고 자라고 일하고, 그리하여 그 서민의 인정 속에서 생이 끝나기를
염원한다”는 문구를 떠올리게 한다.
본 공항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3군 의장대를 사열했다(1964.12.7. 111페이지) |
박 대통령은 1964년 같은 분단 국가였던 서독을 방문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대통령 전용기가 없어 서독정부가 제공한 민간항공기 ‘루프트한자’의 1등석과 2등석 절반을 비워 홍콩, 방콕, 뉴델리, 카라치, 카이로, 로마를
경유해 갔다고 한다.
함보른 탄광을 방문 한국인 광부와 간호원들을 위로한 박 대통령(1964.12.10. 114페이지) |
박 대통령은 독일에서 근무하는 한인
광부와 한인 간호원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라고 즉흥 연설을 했다. 강당 안은 눈물바다가 되었고 광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강당 밖으로 나오는 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포플러 나무를 안고 있는 모습(1965.3.4. 179페이지) |
전쟁으로 산이 망가지고 사람들이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사용해 헐벗은 민둥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박 대통령 재임시기인 1960~70년대다. 산림청이 만들어진 1967년
한해에만 14억 그루를 심었다. 1972년 식목일 기념식에서 박 대통령은 “나무 베는 사람은 애국심을 노할 자격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산림녹화에
신경을 썼고, UN세계식량농업기구는 1982년 보고서에서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경호실에 마련된 실내사격장에서 사격연습을 하는 모습(1968.2.11. 185페이지) |
1968년 2월 청와대비서실은 박
대통령의 사격하는 장면을 촬영해 언론사에 배포했다. 박 대통령은 경호실 사격장에서 권총과 카빈 소총을 번갈아 사격하고 육영수 여사에게도 사격을
시켰다고 한다. 평균 80점을 기록한 박 대통령은 “이만하면 나도 급할 때는 싸울 수 있겠어”라며 웃어보였다. 이 사진은 한 달 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습격한 1·21사태와 연관시킬 수 있는데,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준
일례다.
생가를 방문해 큰형님 동희 옹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모습(1969.10.8. 227페이지) |
아우가 장군이 되거나 대통령이 되어도 박 대통령의 맏형 박동희 옹은 늘 흰
바지저고리에 지게를 등에 지고 농부로 살았다고 한다. 아우에게 누가 될까봐 마을에 들어오는 전기도 맨 나중에 가설토록 했다. 박 대통령은
1968년 고향집 형님이 중태에 빠지자 주치의를 내려보냈는데, 그것이 박 옹이 누린 유일한 특혜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인고속도로 개통식에서 막걸리를 뿌리고 있다(1968.12.21. 233페이지) |
박 대통령은 재임 중 9개
고속도로를 건설,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건국 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지칭되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내로라하는 건설관계자와 야당의원,
경제학자, 언론 등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반대했다. ‘자동차도 없는 나라에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 ‘전 국민이 대대손손 빚에 허덕일 거다’,
‘나라 팔아먹는 매국노와 다를 것이 없다’, ‘차 안 가진 국민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 등.
문세광의 총격을 피해 박 대통령이 연단 아래로 몸을 낮추자 경호실 수행계장 박상범과 수행과장 이상열이 호위하는 모습(上). 총을 맞고 쓰러진 육 여사를 단상의 사람들이 보살피고 있다[(下)/333페이지] |
1974년 8월15일 거행된
제29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경축사를 낭독하던 중 괴청년 1명으로부터 저격당했으나 무사했다. 그러나 육영수 여사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운명했다.
육영수 여사를 떠나보내며 애도하는 박정희 대통령(335페이지) |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게 된 대통령 영애 박근혜(18대
대선 당선자)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박 대통령과 근혜 양이 1976년 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키 위해 진해에 내려와 진해 공관을 산책하는 모습이 새해맞이 가족사진으로 언론에 공개되었다.(384페이지) |
MBC 신년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근혜 양이 새해 소망과 청와대 생활을 얘기하고 있다(386페이지) |
제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이
근혜양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1978.12.27. 435페이지)
|
소복 차림의 근혜 양이 태극기로 덮인 아버지의 관을 지켜보고 있다(1979.10.28. 457페이지) |
박정희 대통령은 사진을 찍는 것을
즐겼고 남이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싫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 상암동에 세워진 '박정희기념관'에 가면 박 대통령이 생전 사용하던 사진기들을 볼
수 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직어주는 모습(1976.4.10. 540페이지)
|
새로 나온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목에 걸고
환담을 나누는 박 대통령. 식목일인 이날 그는 김포가도로 나가 4km에 걸쳐 수양버드나무를 심었다(1969.4.5. 541페이지) |
박 대통령의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스케치 작품과 유화도 실려 있다. 그는 ‘새마을 노래’를 작사 작곡했고 詩(시)를 짓기도 했다.
의자에 앉은 둘째딸 근영을 그린
작품(左, 527페이지) 1976년 여름 ‘방울’이란 이름의 애완견을 박 대통령이 연필로 스케치했다(右, 526페이지) |
서울시가 벌인 ‘내 집 앞 쓸기
운동’에 호응하여 아침 7시부터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과 더불어 청와대 앞에서 효자동 파출소 뒷골목까지 대청소를 한 박 대통령(1971.3.24.
531페이지)이나 두 딸(근혜, 근영 양)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모습(517페이지), 육영수 여사와의 결혼식(1950.12.12.
484페이지), 강릉 경포대에서의 데이트 사진(1951.4. 485페이지) 등 소탈한 모습들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