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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 뜨끈뜨끈하네요 ^-^

대한인 2011. 3. 24. 04:51

몇일 전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친구와 버스에서 내리면서 교통카드를 찍는데 

" 휴.. 800원 밖에 안남았어 ~ "

하면서 남은 교통카드 잔액을 보며 한숨을 쉬며 내렸습니다.

그리고 친구네 들려서 놀다가 집에 갔습니다.

다음 날 떡볶이를 사먹으려 친구에게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달라했는데

" 지갑? 없는데 ? "

' 그럴리가... 다시 잘 찾아봐 '

" 없어!.."

지갑이 없는 거였습니다. 어디다가 뒀는지 생각을 하려해도 아무리 생각을 하려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친구네집과 저희집을 오가며 다 찾아봤지만 없어서 파출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 혹시 지갑 분실신고 들어온게 있나여?"

' 저도 방금 들어와서 잘 모르겠는데요..'

이 말에 전 울컥 했습니다.

"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죠? "

'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신고 들어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전 번호를 알려주고 계속 친구들과 왔던길을 찾아보았습니다.

다른 지갑이라면 괜찮겠지만 저에게 그 지갑은 남다른 사연이 있는 지갑입니다.

어릴적 IMF 때 부터 기울어진 우리집 어머니는 이모와 옷장사를 하셨습니다.

항상 바쁘셔서 재롱잔치나 학예회 때 울면서 가지말라는 저를 달래고 다시 일을

하시러 가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남대문가서 옷을 내오고 발에 땀나도록

성실히 일하셨습니다. 그래서 제 초등학교 운동회에는 1,2학년 빼고는 오신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머니께서 어느날 연두색 지갑을 사오셨습니다.

그 지갑안에는 제 이름의 유래와  잘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세장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몸이 안좋으셔서 저를 임신하실 때 굉장히 힘이 드셔서

매일 교회에 나가 기도하시고 또 기도 하시고 하셔서 제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친할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이름을 어머니께선 한나라 지으셨습니다.

그 편지를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 지갑을 애지중지 했습니다.

지금은 일이 자리를 잡아 안정을 찾은 저희 어머니 께서도 새 지갑을 사주신다고

하셨지만 전 이 지갑이 너무 좋아 지갑이 다 뜯어져도 애들이 새로 사라고 해도

전 연두색 실로 그 지갑을 꼬매어 썼습니다.

그러던 지갑이 없어졌습니다.

엄마께 조심히 말하자 엄마께선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중요한게 그 안에

들어있지는 않으냐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 지갑을 찾았다고 집으로 배송해 주신다고 하더라구요..

사연은 즉

제가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초등학교를 지나 철물점이 있는데 그날은 무척이나 추웠습니다. 

그래서 지갑을 겨드랑이에 끼고 갔는데 거기서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 철물점 주인아저씨께서 주으셔서 주인을 찾아주려햇지만 찾을 만한 단서가

없어서 파출소에 신고를 하셨던거 였습니다.

 

휴 얼마나 다행인지...다들 못찾을거라 해서 기대를 안했는데.. 지갑이 제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직 세상은 저런 분들 때문에 따뜻한 거 같아요.~

 

여러분 그 아저씨께 어떻게 보답해드리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