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노산 선생님께서 1972년 말경 쓰신 것입니다.
노 시인께서 써주신 이글은 새마을운동에 앞장 서셨던
분들에게 새마을노래처럼 큰 힘을 주셨었습니다.
새마을운동 40주년을 맞이하여 회고해 봅니다.ubo
새마을 찬가
‘영광은 우리의 것’
노산 이은상 지음
1.
아침 해 돋는 동방의 나라
역사는 흘러 반만년 !
여기 비취빛 하늘을 이고
기름진 땅에 터전을 잡고
자손대대로 피의 전통 이어내려
자유 · 평화 · 정의를
생명보다 사랑해 온
이 땅 겨레의 숨소리 발자욱 소리 !
돌아보면 시련과 고난의 역정
능욕과 울분이
파도처럼 박차 오르던
어제의 피 묻은 기억들을
우리는 잊지 않으리
아물지 않은 상처투성이로
조약돌 가시밭 고갯길을
허우적거리며 넘는
오늘의 쓰라림도
우리는 잊지 않으리
그러나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단념은 안 될 말
그건 자살의 절벽
슬픔과 절망은
낭떠러지에 동댕이친 옛이야기
일어나 의욕의 밑바닥에
불을 붙여라
내일을 향해
절정을 가야한다.
2.
보라 !
이제 우리
오늘과 내일의 분계점에 섰다
한밤과 새벽의 어귀에 섰다
역사의 태산준령
몇 십 구비를 넘어 넘어
이제 우리 여기까지 와 섰다
숱한 고난 짓밟고
어제와 오늘의 징검다리를 건너 왔듯이
내일로 넘어가는 교차로에서
다시 한 번 가쁜 숨을 내 쉰다
이마에 상처 난 붉은 핏자국
석류꽃보다도 화사로운
참음과 극복의 증표 !
한 뼘 가슴속에
북악만한 심장이 뛰지 않느냐
다섯 자 몸뚱이 속에
한강만 한 혈관이 흐르쟎느냐
너와 나 , 가슴마다에 배달의 얼
심장에 더운피가 물결을 친다
역사의 경사지에서 일어나라
천길 절벽에서 솟구쳐 보라
분화구처럼 타오르라
태풍처럼 달려라
밀물처럼 거세라
바다라도 삼켜라
태산이라도 박차라
3.
왜 우리 여기
좁고 어둡고 숨 막히는 골목길
허물어진 흙담 밑
초라한 움막에서 살아야 하나
왜 우리 여기
마비된 양심을 안고
온갖 누습을 아편같이 씹으면서
눈물과 사랑마저 잃어버리고
메마른 땅에서 살아야 하나
태양같이 밝고 바르고
힘차게 거짓 없이 살라하신
옛 조상의 유언을 기억하라
우리가 밟고 선 바로 여기에
그토록 오래 두들기던 문이 열리고
그토록 찾던 신대륙을 발견하리라
나는 알았다
내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인 것을
나는 알았다
꺾을 수 없는 큰 힘이
내게 있는 줄 !
산맥처럼 솟고 꿈틀거리는
해일처럼 치고 넘치는
새 힘을 한가슴 안고
우리가 살아야 할 참 세계를
이 땅 위에 건설하리니
한 들판 타 나가는 불길처럼
아낙도 우리 앞길 막지 못하리
4.
우리에겐 폐허란 낱말이 없다
어제의 황량한 모습 찾을 길 없이
오늘도 우리는
땀을 흘린다
탑을 쌓는다
지구는 조물주의 땀이 엉긴 곳
역사는 인간의 땀이 흐르는 강물
햇빛을 받아 오색영롱한
이마에 흐르는 젊은 땀방울
진주알 보다 값지고
왕관보다도 찬란하구나
땀방울 떨어진 곳에
거룩한 약속이 있다
그것은 꿈도 기적도 아니다
우리 이제
굴욕과 낙망과
위선과 사치를
모조리 불사르고
안일 허영의
때 묻은 면사포를 벗어 버리고
양심과 슬기에 불을 밝혔다
오늘도 우리는
땀을 흘린다
탑을 쌓는다
첨성대처럼 곧게 곧게 올라간다.
5.
해와 달이 두 눈 부릅뜨고
민족의 살길 일러주며
내려다보는 지역에서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산과 들에서
바다와 갯벌에서
어디서나 웃으며 사는
오직 믿을 수 있는
희망과 사랑과 평화의
새 지도를 그려가는 우리들 !
여기 새 인간이 탄생
새 역사의 증언이 있다
여기 남북의 통일
동서의 융화
모든 인간의 가슴 가슴에
막힘이 없는 통로가 있다
새 뜻 새말로 적은
우리들의 새 경전 새 합창
산 넘고 물 건너 울려 퍼지리
새 마을 새 나라
새 아시아 새 세계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일어섰다
고난을 딛고 일어선
이 나라 자손들의 머리 위에
이 시대 인간들의 머리 위에
영광 있으라
영광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