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얘기라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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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있을때 얘기입니다.
군대 갔다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군대란 곳이 정말 버라별 곳에서 버라별 인간들이 다 모입니다.
그것이 군대에서 경험할수 있는 좋은 점이기도 하지요.
또한 군대에선.. 안타까울만치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옵니다.
3천원..
3천원으로 무엇을 할까..
천원짜리 세장..
우리가 그렇게 흔히 보는 천원짜리 세장이
이 세상 어떤 돈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군대 시절 좀 특이한 신병이 들어왔습니다.
특이하다기 보다는 어느 소대에나 한명쯤이 있을법한 골치아픈 고문관 스탈이죠.
얼굴도 까무잡잡하고, 좀 마른 체격에..
어딘가 어눌해 보이고, 남들보다 느린..
그러나 먼가 열심히 하고 때묻지 않은 듯한.. 신병이였죠.
그놈은 느리고, 어리버리 해서 오자마자 고참들에게 심한 갈굼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에는 늘 땀이 송송 맺혀있었습니다.
그런 그놈이 저는 왠지 눈에 들어오더군요.
흔히 말하는 고문관 그놈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때 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항상 옷을 입을때면 관물대쪽으로 뒤돌아 먼가 꼬깃꼬깃 주머니에
넣는 것이였습니다.
'자식 여자친구 사진이냐..우후후후'
몇달이 지났을 까요. 그놈의 그런 행동은 종종 가다 눈에 띄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어느날 훈련을 마치고 막사로 들어서고,
짐 정리를 하고 청소도 하고 정신 없이 바빴습니다.
정리가 거진되어 고참들은 쉬고 있을쯤
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제서야 짬 안되는 쫄병들은 씻고, 자기 관물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참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관물대를 막 뒤집는겁니다.
고참들은 그 놈보고,,
"야 머하는거야, 청소 다 해놨는데 왜 들이엎어"
"이 자식이 미쳤나, 빨리 안 치워"
그래도 그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을 글썽이며
한참을 관물대를 뒤졌습니다.
고참들은 윽박질러 댔지만 그 심상치 않은 표정에 가만 두고 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관물대를 뒤져도 찾던것이 나오지 않자..
정말 눈물이 눈에 닭똥같이 맺혀있더군요. 감히 군대라 그 눈물을 쏟지는 못하고,
꾸역꾸역 어깨를 들썩이며, 다시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고참들은 순간
"저 자식 미친거 아냐.."라고 하면서도 약간은 섬뜩한 그 광경에 넋을 잃고
지켜만 봤습니다.
저는 왠지 모를 기분에 그 놈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나 : " 머 잃어버렸나"
김이병 : "아닙니다"
나 : "자식아 괜찮아.. 너 어리버리 하지만 늘 성실해 보여서 지켜봤었는데..맨날 주머니에 숨겨다니던 그거지?"
김이병 : "...."
김이병은 그말을 듣자 눈물을 왈칵 쏟아 부었습니다.
그 순간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할수 없었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 오르더군요..
무슨 누가 죽은듯이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였습니다.
나 : "야... 좀 진정하고.."
저는 군대 이등병이라면 누구야 군침흘리는 콜라 한캔을 뽑아 들고 와서는
김이병에 건냈습니다.
나 : "야 이거 하나 마시고 진정해 임마. 누가 군대와서 그렇게 울래 자식아"
나 : "군대서 울다가 걸리면 14박 15일 영창가는거 몰라? 그만 울어 임마 걸리면 영창간다"
(구라죠..ㅡ_-; 혹시 믿는분이 계실까봐)
김이병은 그제서야 눈물을 닦고 진정을 했죠.
나 : " 야 머 잃어버렸냐, 여자친구 사진이냐? 머 편지냐? "
김이병 : "......"
나 : "괜찮아 남들한테 얘기안한다. 내가 찾을수 있게 도와주께.."
김이병 : " 삼천원... 입니다.."
나: " 머??"
김이병 : "삼천원 입니다..."
나: " 참내 이자식..크크.. 삼천원 잃어버렸구나"
"하긴 이등병 삼천원 귀하지 .. 야 내가 피엑스 가서 만원어치 맛난거 사줄게.."
" 너 라면 졸라 먹고 싶었지? 내가 라면하고 만두랑 냉동 사주께.. 그러니까 3천원 잊어버려 임마.. 쫀쫀하게..
난 큰일난줄 알았잖아 임마"
김이병이 다시 펑펑 울기 시작하더군요..
'으 머야 이자식.. 라면에 만두로 만족 못하냐 ㅡ_-+'
나 : " 야 왜이래..ㅡ_-;;"
김이병 : "그거 누나가 준 삼천원입니다"
김이병 : "누나가 준 삼천원입니다.."
김이병 : "우리 누나가 준 삼천원입니다"
' 누나가 준 삼천원은 금칠해졌나.. 이자식이 왜 그러는거야 대체..'
한참을 "우리 누나가 준 삼천원입니다"를 되내이던 놈을 보니
먼가 사연이 있을것 같더군요..
나 : "음.. 왜 그래 속시원히 말해봐라. 군대서 이러면 안돼 임마.. 속시원히 말하고 털어버려야지.."
김이병 : "그 삼천원 누나가 주고갔습니다"
김이병 : "어렸을적 누나가 서울로 도망갈때. 제 머리맡에 누나가 .... 두고간 삼천원입니다"
김이병은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할머니 누나와 살고 있었답니다.
가난했지만, 누나를 엄마처럼 따랐고, 누나를 바라보며 살아왔었죠.
그런 누나가 어느날 밤 서울가서 돈 벌고 오겠다는 편지 한장과
삼천원을 머리 맡에 두고 몰래 집을 나갔답니다.
그래서 김이병은 그 삼천원을 몇년간 쓰지도 못하고, 늘 갖고 다녔던 겁니다.
잠을 잘때도, 근무를 나갈때도...
훈련을 나갈때는 옷이 더러워질까봐 관물대에 놓고 갔답니다.
그말을 듣고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리고 정말 화가 났습니다.
나: " 야 내가 찾아줄께.. 어떤 x새끼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나.."
김이병 : "괜찮습니다...."
나: " 그래도...."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깟 삼천원 찾는다고 다 뒤적이는 것 누가 봐도 웃을일이고
남 가슴 아픈 얘기를 다 하고 돌아다니면 찾을수도 없는 노릇이였죠..
나: "그래 알았다.. 힘내라.."
힘내라.. 이말 한마디 밖에 할수가 업었습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지갑에 천원짜리 세장만 있으면 그놈이 생각이 나더군요..
지금은 누나를 만나서 잘 살고 있을까요?
그놈을 만나고 얼마후 전역해 버려서 소식이 끊겼습니다만..
누나를 만나고 잘 살고 있겠죠?
천원짜리 세장 움켜쥐며 누나 생각에 그리워하지 않아도..될 만큼
행복하게 살고 있겠죠..
꼭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