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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원에 숨겨진 과학전통기와 사용하고 현판도 원형 되찾아

대한인 2013. 4. 2. 20:03

숭례문 복원에 숨겨진 과학전통기와 사용하고

현판도 원형 되찾아

2013년 03월 29일(금)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이 드디어 다음 달이면 복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2월 10일 화재가 난 이후 5년여 만이다. 서울 도성의 남쪽 정문이어서 통칭 남대문이라고 불리는 숭례문은 현존하는 한국 성문 건물로서는 규모가 가장 크며, 서울의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기도 하다.

복원 공사에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신응수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을 비롯해 단청장 홍창원(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번와장 이근복(중요무형문화재 제121호), 제와장 한형준(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등이 바로 그들.

복구 비용만으로 총 153억원이 들어갔으며, 화재 사후수습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복구비용으로 총 245억원이 소요됐다.

▲ 다음 달에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는 숭례문의 웅장한 모습.  ⓒ연합뉴스


숭례문 복구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무덤인 강원도 삼척 준경묘 일대의 금강소나무가 사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나무는 강한 생명력만큼이나 강도도 뛰어나 건축재로서 많이 사용되었다. 특히 줄기가 곧게 뻗어 자라는 금강소나무는 나이테의 폭이 좁고 재질이 치밀하여 건축재로서 뛰어난 재질을 가지고 있다.

금강소나무의 경우 위에서 누르는 힘을 견뎌내는 압축강도가 일본의 대표 건축재인 편백보다 15% 이상 강하고, 휨강도는 7% 정도 더 강하다. 때문에 금강소나무는 궁궐 건축에서 필수적인 목재로 사용되었다.

다음 달 말에는 숭례문 복구 기념주화도 발행된다. 액면금액 5만원의 은화로 발행되는 이 기념주화의 앞면에는 복구된 숭례문과 새로 복원되는 성곽이 새겨지며, 뒷면에는 조선시대 왕권을 상징하는 문양인 수막새 기와의 봉황문이 배치된다. 지난 11일부터 기념주화의 사전예약 접수를 받은 결과 1주일 만에 사전접수 물량을 초과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숭례문 복원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복원과정에서 어떤 과학적 방법이 동원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95년(태조 4)에 착공해 1398년(태조 7)에 준공된 숭례문은 1447년(세종 29) 개축하고 1479년(성종 10)에 대규모의 보수공사를 거쳤다. 근대 들어서는 1961~1963년 해체 보수 공사를 한 바 있다.

나무 썩지 않게 하는 전통기와 재현

이번 복원 공사에서는 1960년대 초에 있었던 해체 보수 당시의 도면을 비롯해 발굴 조사, 고증 연구, 옛 사진 자료 등을 참고해 최대한 원형대로 복구되었다. 또 하나 이번 복원 공사에서 유용하게 사용된 자료는 지난 2002년 3D 레이저 스캔 기술로 만들어진 실측자료이다.

물체에 부딪히면 반사돼 돌아오는 레이저의 성질을 이용한 이 기술로 건물을 촬영하면 컴퓨터에서 수 ㎛의 정확도를 지닌 3차원 설계도면을 만들 수 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 이후 이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해 창덕궁 인정전, 경주 안압지, 월인석보 목판 등의 문화재에 대한 3D 레이저 스캔 작업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경주 석빙고 등도 스캔 작업을 할 계획이다.

화재 이전의 숭례문 지붕을 덮고 있던 기와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이번 복구에서 전통기와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 덕분이다. 문화재청은 전통 기와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 191개 가마에서 구워낸 기와들의 성능을 테스트해 조선시대의 대표가마인 등요가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숭례문 기와의 화학 조성비를 조사해 가장 유사한 흙이 장흥의 것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처럼 등요에 직접 가마를 제작해 장흥의 흙으로 구워낸 전통기와는 공장에서 만든 기와보다 수분 흡수도가 높아 나무를 잘 썩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사건 이후 안전하게 떼어내는 과정에서 지면으로 떨어져 심하게 손상됐던 숭례문 현판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의해 원래 모습으로 복원됐다. 센터에서는 X-레이 조사로 목재의 내부 결함을 파악하고 고정용 못의 위치를 확인한 후 현판을 완전히 해체해 재접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대한 원래 목재를 다시 사용했으며, 훼손 정도가 심한 테두리목을 새로 제작한 것. 이 과정에서 양녕대군의 사당인 지덕사에 소장된 탁본이 원래의 현판 글자체임을 밝혀내, 한국전쟁 이후 보수작업으로 달라진 현판 글씨도 원형을 찾게 되었다.

2009년 문을 연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훼손된 문화재를 보존 및 복원하며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현재 70여 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밖에 단청 또한 전통 안료로 새로이 칠해졌으며, 용마루의 길이도 1961년 해체 전의 도면과 옛 사진자료를 토대로 1미터 정도 늘어났다. 사용됐던 부재들도 될 수 있으면 재활용해 원형 그대로 재현했는데, 화마를 이겨낸 목재의 경우 강도 테스트를 거치고 약화된 부위는 강화 처리를 한 뒤 재사용되었다.

문화재 보존과학은 종합학문

화재 사건 이후의 잔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박원규 교수팀이 숭례문 목부재 68점의 나이테 연대를 측정한 결과, 1866년경(고종 5)에도 대대적인 지붕 공사가 있었으며 조선 태조 때 사용됐던 건축양식의 목부재를 알아낸 것.

이처럼 나이테를 분석해 고건축물이나 고가구의 제작 연대를 밝히거나 기후, 산불, 토양침식, 가뭄 등 과거의 환경정보를 얻어내는 것을 ‘목재연륜학’이라 한다. 박원규 교수는 예전에도 목재연륜학적인 조사를 통해 우암 송시열의 송자고택이 증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내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에 위치한 송자고택은 기둥이 두 가지 양식을 지녀 나중에 증축된 것이라는 논란을 낳았었다.

박 교수팀은 나이테의 시간 조각들을 이어 붙여 1170년부터 2010년까지 840년 치의 한반도 소나무 나이테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는데, 이번 숭례문의 목부재 분석도 이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처럼 문화재를 복원하고 보존하는 데 필요한 과학 분야 일체를 문화재 보존과학이라 한다. 문화재 보존과학은 문화재의 연원을 밝히는 고고학과 역사학, 미술사학부터 물질의 변성을 연구하는 화학, 미생물로 인한 피해를 막는 생물학, 구조적인 특성을 규명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료공학 등 매우 다양한 학문이 필요하다.

복원 공사 중 숭례문에는 아시아 각국의 많은 문화재 연구가들이 다녀갔다. 그들은 이곳에서 두 번 놀랐다고 한다. 하나는 이 같은 문화재가 어떻게 한순간에 불타버릴 수 있는지에 놀라고, 또 하나는 첨단의 문화재 보존과학 기술에 의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복원되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다음 달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국민에게 돌아오는 숭례문이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과학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3.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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