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老年期) 어떠한 계절(季節)인가
흔히, 인간의 일생을 자연(自然)의 사계절(四季節)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1) 인간은 태어나서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며 외부의 지식을 왕성하게 배우고 섭취하는 성장의 시기인 아동기(兒童期)<봄>를 보낸 후,
2) 청소년기(靑少年期)<여름>에는 부모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 목적과 꿈을 성취하기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3) 성인기(成人期)<가을>에 도달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결혼을 하여 부모가 되는 등 신체적으로나 지적, 사회적으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 인생의 전성기를 보냅니다.
4) 그러면 인생의 노년기(老年期)는 어떤 계절일까요?
자연의 겨울처럼 여름내 무성했던 잎이 다 떨어지고 황량하기만 한 쇠퇴의 계절일까요?
신체적인 면에서 생각하면 중년기 이후는 쇠퇴 곡선을 그리는 것이 분명하지만 정신적, 내적인 면에서는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 없습니다.
“소노 아야코”가 말한 것처럼 노년기에는 체력 지수는 하강하는 반면, 정신 지수는 상승합니다.
그리고 이 두 선(線)이 만나는 교차점은 중년기 이후라고 합니다.
중년기 이후부터는 신체적 능력의 한계나 노화, 생활 방식과 관련된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일생 전체라는 긴 시간을 보는 관점 즉 시간 전망에 변화가 오게 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에 관심을 두고 시간을 재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이룩한 업적과 포기해야만 하는 일, 은퇴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가치와 우선순위를 재평가하여 남은 세월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뜻있게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노년기에는 배우자나 친지, 친한 친구들을 하나 둘 잃게 되면서 인생의 유한성을 더욱 인식하게 됩니다.
이미 산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죽음의 현실에 자극 받아, 과거의 삶을 결산하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삶을 되돌아보는 내적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의 삶을 회상하는 과정을 통해 아직 풀지 못한 오래된 갈등을 점검하여 해결하고 삶에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처럼 노년기는 신체적인 쇠퇴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면의 가치를 발견하고 영혼을 성숙 시키는 시기이고, 내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해 보고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여 인생을 마무리 지을 준비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발전, 성취, 젊음, 확장의 의미만을 추구하지 쇠퇴, 상실, 노화, 죽음의 의미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쇠퇴와 늙음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