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향기롭게 살아가려면
될 수 있는 한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써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봄꽃으로 만족을~=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 역에서 벚꽃 비]
큰 것과 많은 것에는 살뜰한 정이 가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 크고 많은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무뎌져서
작고 적은 것에 고마워할 줄을 모르게
되었다.
내가 가끔 시내에 나오면 편지가 와 있다.
편지는 많이 받지만 답장을 자주 쓰지는 못한다.
[꽃비=조금더 가까이]
지난겨울 어느 날
밖에는 눈이 오고
뒷골에선 노루 울음소리 들려
내 마음도 소년처럼
약간 부풀어 올랐다.
그래서 묵은 편지를 뒤적이다
답장을 몇 군데 써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일어
벼루에 먹을 갈았다.
[유채꽃밭]
마땅한 종이가 없어 뒤적이다가
도배하고
남은 종이 사이에서 화선지 두 장을 발견했다.
그것도 전지가 아니고 쪼가리였다.
그걸 오려서 편지를 몇 통 썼는데,
종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아껴 써야 했다.
자연히 종이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통 때는 글씨도 크게 써서 끝내곤 했는데
그날은 아주 잔글씨로 써서 몇 군데 띄워 보냈다.
그때 적은 것이 참 살뜰하고 고맙다는 것을 느꼈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지물포에서 화선지를 스무 장 남짓 사갖고 왔다.
그랬더니 쪼가리 두 장 가졌을 때의
오붓하고
살뜰하고 고맙던 정이 사라지고 말았다.
많은 것이 그런 것이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류시화 저 류시화 역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또한,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도 만족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작은 것과 적은 것이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가 큰것과 많은 것을 추구하려 합니다.
한창인 벚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듯이
사람들은
소유물을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해 버리려 합니다.
가진다고 가져지는 것이 아니기에....
작은것이 적어서 불평이기보다는..
작은것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오늘 하루가 되어야 겠습니다.